그린벨트 2등급 평가 논란에 "이미 환경적 가치 낮아"
녹색연합 "농지는 미세먼지·기후변화 완화시켜" 지적

수도권 3기 신도시 예정지인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의 90%가 환경평가 2등급 이상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라는 지적에 정부가 "이미 훼손돼 환경적 가치가 낮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환경평가 3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개발한다는 원칙을 저버린 걸로도 모자라 그린벨트 관리에 손을 놓고 환경적 측면까지 평가 절하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일보 4월18일자 19면>

21일 국토교통부가 배포한 설명자료를 보면 3기 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 총 면적(334만9214㎡) 가운데 그린벨트 1등급지는 0.5%, 2등급지는 89%에 이른다.

환경평가 2등급 이상으로 보면 경기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 전체 평균 46%의 2배에 가깝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며 그린벨트 환경평가 1~2등급은 보존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국토부는 계양테크노밸리의 경우 1·2등급지가 모두 농지라고 설명했다. "농업적성도를 기준으로 평가한 1·2등급지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로 활용 가능하도록 관계 법령에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린벨트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또 "3기 신도시에 포함된 2등급지는 대부분 비닐하우스 등으로 훼손돼 환경적 보존 가치가 낮은 지역"이라고 밝혔다.

그린벨트 관리보다 훼손과 난개발, 그리고 해제를 답습하는 정책적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3기 신도시에 포함된 농경지가 환경적으로 보존 가치가 낮다는 정부 발표가 단편적 시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습지 기능을 하는 농지는 미세먼지 문제와 급격한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공간"이라며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택지, 산업시설을 입지시킬 것이 아니라 그린벨트 조사와 관리계획 수립부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전 가치가 높으면서 불가피하게 포함된 그린벨트 1·2등급지는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원형 보존 또는 공원 조성을 할 것"이라며 "그린벨트 면적의 10~20%는 훼손지 복구사업으로 환경과 조화로운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