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영남권 신공항 동조
선거 지원 이유로 방문 취소
평화도로 건설 등 지원 약속
인천지법 설치 현안도 주목
▲ 17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인천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해찬(앞줄 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홍영표(앞줄 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남춘(앞줄 왼쪽 다섯 번째) 인천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죄송합니다."

같은 당 통영·고성 보궐선거 출마자를 지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인천 방문 일정을 건너뛰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시민에게 공개 사과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달 부산 방문 때 인천국제공항 기능을 양분해 영남권 신공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부산시 요구에 동조한 것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아 반쪽짜리 사과란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17일 인천시청에서 개최된 민주당 지도부·시 예산정책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올해는 예산 편성 중에 지역의 숙원 사업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예산정책협의회를 일찍 열었다. 인천이 마지막 협의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지난번에 와야 했는데) '다른 일정' 때문에 연기하게 됐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앞서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3월18일 인천에 방문해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기로 했으나, 당일 4·3 통영·고성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같은 당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겠다며 인천 방문을 취소해 물의를 빚었다. 지역에선 '인천 패싱(건너뛰기)'이란 비난이 잇따랐다.

인천 패싱 논란은 지난해 9월에도 불거진 바 있다. 이 대표가 인천 예산정책협의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청와대 정무수석 면담 등의 이유로 인천 방문을 취소하면서다. 당시 이 대표의 부재로 협의회는 홍영표 원내대표 주도로 맥 빠진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전달 13일 부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천공항 기능 양분을 전제로 한 영남권 국제공항 신설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산 개최 등 부산시민이 환호할 만한 '공약'을 남발해 인천시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을 역차별한 발언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인천공항이 외국인에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관문이기 때문에 관광 사업을 집약하는데 최대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GTX-B) 건설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연말 내 완료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했다. 이밖에 신도~강화 평화도로 건설 사업의 조속한 추진과 인천·영종대교 통행료 정상화 등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펼치기로 했다.

인천의 현안 해결에 힘쓰겠다는 목소리는 이 대표의 발언 종료 뒤에도 이어졌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인천의 현안 사업인 GTX-B 건설, 송도 녹색환경금융도시 조성, 국립 인천해양박물관 건립 등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며 "특히 법사위원으로서 인천지방법원·검찰청 서북부지원·지청 설치에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인천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인천이 요구하는 부분을 과감히 받아들이면서 매립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지방이양일괄법과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을 통해 자치분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인천의 주요 현안뿐 아니라 옹진군 등 기초단체 현안도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박범준·임태환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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