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그동안 중단된 인천-제주항로 카페리가 다시 운항을 준비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후 5년만이다. 무엇보다도 해상 여객운송 안전에 대한 신뢰 확보가 국민적 관심사다.
다음 달 중순이면 여객선 오리엔탈펄8호(2만4724t급)의 출항 준비가 대부분 마무리된다고 한다. 이 배는 세월호(6825t)보다 3.6배 크기로 선령은 2년 정도로 알려진다. 지난해 6월 말 조건부 여객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한 대저건설은 면허발급일로부터 1년내에 취항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올 상반기에는 닻을 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제주 항로에 투입되는 오리엔탈펄8호가 세월호보다 향상된 기능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항로 취항과는 달리 대 국민 안전운항에 대한 소상한 안내가 선행돼야 할 사안이다. 선사뿐만 아니라 해수부, 인천항만공사(IPA) 등도 나서야 한다. 그냥 면허만 내주고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안전 운항이야말로 세월호 유가족의 당부이다. 국민의 애환과 쓰라린 고통으로 남은 세월호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해상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국가 전체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여야 한다.

또 인천-제주 항로가 과거의 비용 편익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해 수준 높은 여객 항로라는 획기적인 이미지로 반전돼야 하겠다. 항로 운항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하지 않고는 화물운송선으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주관광 수요와 국제 여행객들의 발길까지 수용할 수 있는 인천의 해상 운송수단을 정착시켜야 지역 경제 활성화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 여행은 내륙 육로로 이동해 목포, 부산 등지의 배를 이용하거나 공항을 이용한 항공 교통수단을 이용해 왔다. 수도권에서 제주도로 가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 등의 부담이 많았다. 인천항 배편은 번거로운 과정을 단축하고 경제적이다.
인천이 새로운 연안 카페리 시대를 열면서 세월호 트라우마를 어떻게 말끔히 해소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제대로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살펴 운항노선 등을 세심히 점검하고 항해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