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은 나의 전부" … 열정으로 재능기부

힙합 20년…비보잉 수상기록 화려
하남에 문화공간 마련 '무료 강의'
내달 '비보이배틀대회' 준비 분주



힙합(Hip hop) 20년. 비보잉(브레이크댄스)으로 정상에 우뚝 선 '비걸(B-Girl)' 서혜미(닉네임 psoul) 대표.

서 대표는 지난해 9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비보이 대회 '레드불 비씨 원 월드파이널 2018(Red Bull BC One World Final 2018)'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각국 선수들과 자웅을 겨뤘다. 2009년, 2010년 대만, 미국 배틀대회서 거푸 우승하는 등 그의 수상기록은 화려하다.

이처럼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온 서 대표에게 힙합은 인생의 전부다. 그런 그가 뒤를 돌아봤다. 하남시에 힙합 문화공간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에 재능기부 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남지역에 힙합을 알리는 것도 그가 유일하다.

하남시 신장1로 34번길 52 1층 브라잇라잇(Brightlight).

이곳에 오는 5월11일 전국 각지에서 내로라하는 '춤꾼'들이 몰려온다. 제1회 '하남덕풍천 전국 비보이배틀 대회'가 그의 힙합 문화공간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우승팀 5명은 중국에서 개최되는 그린판다 페스티벌(Greenpanda Festival IBE asia)에 한국대표 출전 자격도 주어진다.

서 대표는 5월 대회 준비와 4월20일 '부천 전국 비보이대회 2019' 출전을 앞두고 훈련에 몰두하는 등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하남시 청년창업 3호점 '브라잇라잇'은 그가 지난해 12월15일 만든 문화공간이다. 또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티셔츠, 모자 등 힙합스트릿 패션 아이템을 전문으로 하는 숍이다. 한쪽에는 힙합을 배울 수 있는 무대도 만들었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청년창업 2호점 '삼팔오도씨'와 숍 인 숍 형태로 매장을 꾸몄다. 힙합을 접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이다.

서 대표가 만든 문화공간은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함을 지녔다. 힙합과는 거리가 있을 법한 전통 자개장과 옛 가구가 한 눈에 들어왔다. 전통 자개장 위에는 힙합 관련 서적이 수북했다. 모두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전문 서적들이다.

서 대표는 "국제무대에 오를 때마다 매번 느낄 정도로 우리 전통에 관심이 많다"며 "티셔츠에 호랑이 그림 등 전통문양을 새겨 넣을 정도로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예술인은 물론 지역주민에게 개방된 공간이다"며 "이 곳에서 힙합에 입문하는 청소년들에게 이론 역시 중요하기에 전문서적을 어렵게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쉽게 접할 수 없는 힙합을 무료로 강의한다. 문턱은 없다. 힙합을 배우고자하는 열정 하나면 된다. 그는 5월 전국 대회 오프닝 무대에 지역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세우고자 하남 청소년 비보잉, 비걸링 스쿨 참가자를 모집했다. 청소년들은 주 2회씩 8번 서 대표의 특별 훈련을 받고 무대에 오르게 된다.

그의 '하남' 사랑도 남다르다. 티셔츠에 신장, 망월, 덕풍 지명을 큼지막한 영문으로 넣을 정도다.

그는 "지역 청소년과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 워크숍과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며 "또 브라잇라잇이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남=정재석기자 fugo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