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자기성찰" … 45년간 '선행' 일심동체

호스피스·독거노인 방문·생필품 전달 등 다양한 활동 …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봉사는 자기성찰이고 '행'입니다. 행할 수 있어 감사하고, 감사해 행하는 자아실현입니다."

45년간 봉사활동을 해온 이천시 마장면에 사는 최상용(73·왼쪽)·이점범(72)씨 부부는 15일 봉사활동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이들 노부부는 지난 74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해 등록한 봉사활동 시간만 2만9000여 시간이 넘는다.

이 부부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이 땅에 머무를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 씨는 "남을 위해서 봉사한다고 하지만,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겁니다. 내가 이 땅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감사함에 빚진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합니다"고 말했다.

부부는 봉사활동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각종 체육행사, 독거노인 방문, 생필품을 건네주는 것까지 수만가지에 이른다. 재활용품을 모아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것도 부부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특히 아주대 호스피스 병동에서 17년간 이어오고 있는 호스피스 봉사활동은 이제 부부가 안오면 직원들이 찾는 상황까지 됐다. 의료진도 그들의 봉사에 숙연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천시 마장면에 자리한 '녹색가게'는 재활용품을 모아 둔 곳이다. 부부는 이사하는 곳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아직 쓸만한 가구나 전자제품, 안 입는 옷, 휠체어 등을 직접 수집한다. 부부는 그렇게 모은 물품을 깨끗이 손질해 독거노인과 사회복지시설 등 필요한 곳에 전달한다.

최 씨는 "호스피스 봉사활동은 이따금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봉사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노인들을 생각하면 그만둘 수가 없어요"라며 "의사들도 거부한 그들의 눈만 들여다봐도 슬픔을 이해할 수 있어요. 오히려 그것에 더욱 감사함을 느끼고 더 힘내서 봉사를 합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오랜 기간의 봉사활동의 경험덕에 자연스럽게 지역 봉사활동의 '연결고리' 역할도 맡고 있다.

이들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만 어디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과 봉사자가 필요한 곳을 연결해준다.

부부는 이제 봉사활동을 그만 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부는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봉사자가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무슨 봉사를 해야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어떻게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라며 "이제는 그걸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니, 저희로서는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할 계획입니다"고 입을 모았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