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공사 끝나 공실 상태…시, 22일부터 입주자 공모

인천시가 1년 가까이 공실로 방치된 계양구 방송통신시설에 입주할 방송사를 찾기로 했다. 그동안 시는 경기 부천의 OBS 경인TV 본사를 인천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양측이 합의점이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9일 시에 따르면 이달 22일부터 국내 지상파·케이블 방송국을 대상으로 계양구 용종동 방송통신시설 입주 희망자를 공개 모집한다.

앞서 시는 2013년 지역 방송국인 OBS와 업무 협약을 맺고 OBS를 인천에 이전하는 계획을 세웠다. 인천이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달리 지상파 TV 방송국이 없는 탓에 지역 기반의 방송 및 콘텐츠를 자체 생산할 수 없다는 이유가 컸다.

이를 위해 시는 OBS가 입주할 수 있도록 연면적 1만5638㎡ 규모에 8층 높이의 건물을 준비했고 지난해 4월 건물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다. 하지만 양 측이 수년째 이전 관련 지원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방송통신시설은 입주자를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말았다.

시는 OBS가 요구하는 일정 부분의 지원은 동의하지만, 시설 유지비와 건물 증축 등의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OBS 역시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이전을 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더 이상 협의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시는 이달 22일 만료되는 업무 협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장시간 이어진 줄다리기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현재 인천시민들은 방송국 개국을 갈망하고 있으며, 단체장들이 이를 대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한 인천지역 군수·구청장 8명은 지역 내 방송국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계양구 지상파 TV 방송국 유치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인천지역 방송 주권 회복을 위해 지역 방송을 하루빨리 유치해야 한다"며 "만약 OBS 유치가 힘들다면 다른 방송국과도 접촉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 관계자는 "이달 중 업무 협약이 끝나는 대로 인천에 들어올 수 있는 다른 방송국을 찾아 볼 계획"이라며 "방송통신시설이 방송국 입주에 맞춰 만들어진 만큼 최대한 방송국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OBS 관계자는 "재정 문제를 이유로 협약이 원활하게 진행되진 않았지만, OBS는 포기하지 않고 인천으로의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