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친부모처럼 섬기는 법원으로"

"법원을 찾는 시민을 친부모처럼 보듬어 주는 가정법원이 되겠습니다."
박종택(54·사진) 초대 수원가정법원장은 지난달 26일 수원법조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법원이 유·무죄만 가리는 역할을 넘어 가해 및 피해자들이 어떻게 법원까지 오게 됐는지, 법원은 무엇을 도와줘야하는지 일일이 조사해 이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원가정법원은 최근 경기남부지역 인구 증가에 따라 늘어난 가사·소년 사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수원지법 내 가사과를 단독 법원급으로 격상시켜 개원하게 됐다.

박 법원장은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일차적 집단이고, 청소년은 미래를 이끌어갈 주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가사·소년사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특히 경기남부지역은 서울과 달리 도농도시가 많이 분포해 있어 상대적 박탈감 등이 포함된 사건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 법원장은 경기남부지역의 가정,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법원과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원지법 내 가사과 업무를 맡을 때부터 경기도와 공동으로 '위기 가족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현재 이혼이 진행 중인 부부 캠프, 비양육자부모 자녀 캠프등을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보호소년을 위한 부모·자녀 관계 개선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며 "이제 경기남부지역 840만명의 가정사건을 전담하는 기관이 된 만큼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가정·청소년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폭력의 특수성을 강조한 박 법원장은 "학교폭력은 사랑과 믿음을 주고받는 공동체에서 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일반 폭력과 달리 접근해야 한다"며 "가해자가 진정으로 반성하고, 피해자가 용서할 수 있는 치유 중심의 재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가정법원은 기존 청사인 수원지법 가정별관에서 내년 11월 지상 10층 규모로 완공되는 신청사로 이전한다. 그는 가정법원 신청사 내 핵심 인프라로 면접교섭센터를 꼽았다.
그는 "비양육 부모와 아이가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 별관을 지상 3층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놀이시설과 부모 면접교육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면접교섭이 원활히 이뤄질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또 고령화 시대에 따른 가정법원의 역할도 언급, "후견인들이 업무를 올바르게 수행하는지 법원이 감독할 의무가 있다. 노령인구가 대폭 증가하면 감당하기 어려워 신청사에 후견센터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장선·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