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시체육회에 연고지 협약 해지 요청 … 서울 이전 의사 밝혀
선학경기장 민간업체 운영으로 훈련시간 확보 어려움 등 토로

올 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2018-2019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인천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기여했던 대명 킬러웨일즈가 연고지를 인천에서 서울로 옮긴다.

동계 종목이 취약했던 인천을 연고지로 삼아 전국체전 등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데다 유소년 캠프 등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대명이 인천을 떠난다는 소식에 인천시체육회는 물론 인천의 빙상계도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 2016년 5월23일 만들어진 대명킬러웨일즈 아이스하키단은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키로하고 같은 해 8월11일 인천시체육회와 인천광역시 연고지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대명 구단은 인천선학국제빙상경기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면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2016-2017 시즌, 2017-2018 시즌, 2018-2019 시즌에 참가했다.

지난 두 시즌 하위권에 머물던 대명 구단은 드디어 2018-2019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인천을 알리는 데 일조했다.

아울러 연간 약 50억원의 구단 운영비를 사용하며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또 인천 대표로 나선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선 2016년 2위, 2018년 3위, 2019년 2위의 성적을 거두며 인천이 중위권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대명 구단은 최근 인천시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연고지 협약 해지'를 요청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먼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폐지되는 아시아리그가 대신 새롭게 출범하는 국내 리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국내 아이스하키 저변이 가장 넓고 활발한 서울에 둥지를 틀겠다는 것.

아울러 그동안 구단 안팎에서 연고지 서울 이전 요구가 꾸준히 있었는 데, 더 이상 이를 외면할 수 없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대명은 특히, 홈 구장으로 사용해 온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의 운영 주체가 2018년 1월 인천시체육회에서 민간업체로 넘어가면서 훈련과 경기(아시아리그)를 진행하는 데 많은 불편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인천시체육회는 진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향후 대명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인천의 동계 종목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줬던 대명 구단이 인천을 떠나 안타깝다. 공문을 받고나서 구단쪽 관계자를 만나 그동안의 사정을 들었다. 지난해부터 운영 주체가 민간업체로 바뀌면서 구단이 훈련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하더라. 하지만 대명도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면 다시 인천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시체육회는 빙상장 위탁 계약 기간(2018.1~2020.12)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에 공모에 참여, 다시 빙상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2003년도에 출범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는 한국의 대명, 안양한라, 하이원팀을 비롯해 오지 이글스, 일본제지 크레인스, 도호쿠 프리블레이즈, 닛코 아이스벅스(이상 일본), 차이나 드래곤(중국/2018-2019 시즌은 불참), 유즈노 사할린스크(러시아) 등의 참가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러 우승팀을 가렸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