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난중일기' 읽어보시라


"리더로서 고뇌 흔적 담겨" 십수 년째 공부
이순신 제대로 알리기 위해 '출판·낭독회'



"개인이나 조직이 위기에 닥쳤을 때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리더로서, 경영자로서의 고민과 해법이 담겨 있습니다."

과천에 살면서 십수 년째 이순신 장군을 연구하고 있는 작가 박종평(55)씨의 조언이다.

박 작가에게 이순신 장군의 의미를 물으면 "어려울 때 나를 일으켜준 사람, 넘어지고 비틀거릴 때 손을 잡아준 사람"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는 방송사와 국회에서 일을 하다 책을 좋아해서 15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렸다. 하지만 희망도 잠시, 책을 만드는 일과 판매하는 일은 달랐다. 극도로 경영이 악화되자 나라를 위기에서 건진 이순신 장군이 떠올랐다. 그렇게 시작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공부가 어느덧 11년째, 이순신 장군에 푹 빠지면서 경제활동도 사실상 포기하다시피 했다.

박 작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순신 장군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이나 일부 기록에는 이순신 장군을 "술꾼"이나 "호색한"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단순히 난중일기 단편만 보고 판단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이순신 장군이 쓴 초서체로 된 <난중일기>, 왕에게 올린 <장계>, 지인들에게 보낸 <서한지>(편지), 조카 이분이 쓴 <이순신행록>과 동시대를 산 인물들의 이순신에 대한 평가 등 사료를 종합·분석해 지난해 '난중일기'를 펴냈다.

박 작가는 "기존에 출판된 100여권의 책이 있기는 하지만 잘못된 번역으로 오류가 많았는데 이를 바로잡아 의의가 깊다"고 말했다. 그리고 "책을 읽어보면 이순신 장군은 오늘날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경영자로서 고뇌한 흔적이 담겨 있고, 더 나아가 사람답게 사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자비를 들여 알음알음 지인들을 상대로 매주 한 번씩 난중일기 낭독회를 열어 이순신 장군 제대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 중에 '사생유명'이란 말이 더 다가온다는 박 작가는 "장군의 경영철학과 리더십, 인간적인 삶을 본받아 인생을 새롭게 시작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