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자협, 제주 평화기행 참석
▲ 섯알오름 양민학살터 추모탑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기행단.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제주 4·3 사건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기자협회 소속 언론인 80여명은 3월29일~30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 4·3 평화기행'에 참석했다.

평화기행은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자단은 이틀간 4·3사건 생존자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듣거나, 학살터 등 역사지를 일일이 방문하면서 아픈 역사를 되새겼다.

기자단은 4·3평화공원 방문으로 평화기행을 시작했다. 평화공원은 4·3 사건 가치와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상징적인 장소로 2008년 조성됐다.

이들은 4·3 유가족 고은영 해설자 안내를 받으며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살펴봤다.

4·3사건의 배경과 일제 억압 등 제주도 역사를 전반적으로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허호준 한겨례 기자의 세미나를 통해서다.

허 기자는 " 4·3 유적은 제주도 전체에 널려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학살지, 은신처 등만 해도 수백곳에 이른다"며 "희생자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며, 계속해 기억되고 말해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

이튿날 기자단은 '무등이왓'을 방문했다. 이 마을은 4·3사건 당시 통째로 불에 타 사라진 마을이다.

참가자들은 마을 주민 홍춘호(82) 할머니와 마을 터를 걸으며 아픈 기억을 하나하나 공유했다.

홍씨는 "군인들이 무서워 밭에 숨어있다가 해질녘 몰래 집으로 돌아왔다"며 "이후 군인들이 마을에 불을 붙여 마을 전체가 탔다. 집도 잃어 숲 속에서 숨어 살았다"고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기자단은 이어 섯알오름 양민학살터 등 인권 유린 현장도 둘러보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