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제2순환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 살펴보니


인천과 안산 구간의 '물류 혈맥'을 잇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시행 조건으로 '환경 친화적 도로 건설'이 붙었다.

이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수행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해상교량 건설로 송도갯벌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런 조건을 단 것인데, 사업 주체인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묘수 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26일 인천일보가 입수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인천~안산) 건설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최종보고서'를 살펴보면, 인천~안산 노선은 송도갯벌을 관통해 해양 생태계와 철새 서식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판단이 나왔다.

6.11㎢ 규모의 송도갯벌은 송도국제도시 9공구 남단 갯벌(1지역)과 11공구 남쪽 갯벌(2지역)로 나눠져 있다.

천연기념물 저어새를 비롯해 검은머리갈매기, 말똥가리 등 동아시아 철새가 서식하는 생태 환경 측면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2009년 인천시 습지보호지역 제1호로 지정됐고, 2014년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우선 인천~안산 노선의 한 축인 송도대교 해상교량이 송도갯벌 1지역을 직접 통과하게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또 다른 축인 송화대교 해상교량은 송도갯벌 2지역과 다소 떨어져 있으나, 대교 북동쪽 2.5㎞ 지점 옥귀도에 철새 대체 서식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잡혀 있는 게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따라서 사업 추진에 앞서 해상교량 건설이 송도갯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환경 친화적 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1.01'로 KDI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며 본궤도에 올랐다. ▶관련기사 3면

현재 사업 타당성 평가를 진행하는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착공 단계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 개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민선 7기 시정부는 인천~안산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공약 사업으로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송도갯벌이 훼손될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환경 친화적 건설 방안을 찾지 못하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송도갯벌 훼손 등 사업 시행에 따른 환경 피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타당성 평가에서 환경 보호 방안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해법도 찾겠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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