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첫 북한 명예대사' … 평화에 힘 보탠다

이북 출신 … 수십년 市 발전 '이바지'
"민간 교류돼야 통일 앞당길 수 있어"



"구리시는 면적도 넓지 않고 인구도 적지만 서울뿐 아니라 각 지역으로 통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입니다."

㈔이북도민회 구리시지회 손태일 회장은 지난해 11월 구리시로부터 시 명예대사 운영 규정에 의거 첫 북한 명예대사로 위촉됐다. 시가 향후 북한과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 사업에 대비하기 위해 이북 출신인 그에게 선제적으로 민간 교류의 역할을 맡긴 것이다.

손 회장은 북한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출생해 6·25 전쟁 당시 남쪽으로 피난을 왔다. 전쟁 때 부친을 잃은 그는 서울 청량종합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경상대학 상학과를 졸업하고 한전에 입사했다. 한전에서 6년, 한전 협력회사에서 5년을 근무하고, ㈜동일전력을 설립, 운영하다 1981년 회사를 구리시로 옮겨오면서 구리시와 인연을 맺었다.

"3대부터 5대까지 연이어 새마을운동 구리시지회장을 맡으면서 지역 봉사활동에 눈을 떴습니다. 그때 알게 된 자원봉사자들과 교류하며 지금까지 관계를 이어오고 있죠. 이후 구리시 청소년수련관장과 자원봉사센터장 등을 맡아 40년 가까이 구리시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손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6년간 구리시 종합자원봉사센터장으로 재임하면서 지역 내 백화점, 마사회, 각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기부금과 자원봉사 활동을 이끌어냈다. 또 자원봉사의 가치 확산과 참여 분위기 촉진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자원봉사자에 대한 할인가맹점 협약과 기관 간 협업 네트워크 구축으로 시민사회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의식을 함양했다. 재임 전 2만명이었던 자원봉사자들은 현재 5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손 회장은 앞으로 북한 명예대사로서 구리시 대북 사업 지원, 남북 협력사업 홍보 추진, 남북 지역 화합에 관한 사항에 대한 자문역을 맡게 된다. 시는 지난 10여년간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고문역으로 각종 고구려 역사찾기 사업을 지휘했던 그가 남북화해 시대 문화와 역사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회장은 "남북관계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결코 쉽지 않다. 남북간 정치적인 대화나 협상도 중요하지만 민간이 서로 교류돼야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구리시 북한 명예대사로서 남북 화해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구리시에 대한 애정이 깊다.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시와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구리=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