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부 위치 … 이전 비용 수백억
학교·관계자 동의 쉽지 않을 듯
광주시가 조선백자의 성지로 알려진 '분원리 요지'를 발굴·복원·활용하는 보존·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제가 요지 중심부에 세운 초등학교의 이전 문제로 난항이 우려된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남종면 분원리 일대 '분원리 요지'를 내년부터 3단계로 나눠 10년 동안 1300억원을 들여 요지 중심부에 있는 분원초등학교를 이전하고 옛 가마터를 복원하며 전시관을 마련하는 등 보존·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학술적 가치와 역사성은 입증됐지만 보존·정비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광주는 조선시대 500년 동안 왕실 도자기를 굽던 곳이다.

그 중 분원리는 1752년부터 130여년간 왕실백자를 생산하던 조선시대 대표 관요지로서 1884년 관요가 민영화로 체제가 바뀐 이후에도 20세기 초까지 요업을 주도해 왔다.

남종면 분원리 117번지 일대는 2001년 발굴조사에서 가마유구 4기와 공방지 1기, 폐기장 유구 등이 확인됐다.

이 중 가마 4기는 분원초등학교(116번지) 운동장 쪽으로 연결 돼 현재 분원초가 있는 곳이 옛 분원의 심장부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분원리 분원은 분원초를 중심으로 구릉의 위 아래와 그 사면에 걸쳐 폭넓게 분포한다.

분원리 요지의 보존·정비를 위해서는 분원초의 이전이 필수적인 이유다.

분원초 운동장을 중심으로 정밀발굴조사해 분원의 범위와 규모를 확인하고 가마의 성격을 규명해 분원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작업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원초는 일제시대인 1921년 개교한 학교로 백자 가마 등을 파괴하고 그 위에 건물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원리 요지 보존·정비의 1단계 첫 단추인 분원초등학교 이전은 학교측과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총동문회의 동의를 얻어야만 해결될 문제여서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현재 6개 학급과 유치원 1학급으로 이뤄진 분원초는 약 1만2000㎡의 부지에 건축면적 2023㎡ 규모여서, 이전할 경우 280억원에 달하는 학교 이전 비용분담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전에는 동의하지만 부지와 건물신축 비용이 확보됐을 때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광주=이동화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