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경 지음, 이몽로 사진, 역락, 117쪽, 1만3000원


정진경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정 시인은 그동안 세권의 시집을 통해 역사적 인간과 사회는 물론 후기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인공적 현실과 인간의 존재성, 실존성의 문제들에 프레임을 맞춰왔다. 이번 시집 또한 기술정보사회라는 시대적인 패러다임에 다른 특징적 현실과 인간의 실존성을 담론화하고 있다. 인류의 기술적 진화가 창조한 새로운 세계, 사이버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전자화된 인간의 존재성과 실존성을 개성적인 문체로 간파하고 있다. 시인의 눈에는 수천 년을 현실과 내세라는 이분법적 차원으로 인식되어 왔던 세계가 삼각형 구도로 비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등장한 사이버 공간의 인공현실은 현대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새로운 삶의 장(場)이다. 짧은 역사를 가진 세계이지만 인간의 오랜 욕망과 숙원을 반영하고 있는 판다지적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