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동행, 항공사 직원들에게 커피 전달

법무부의 긴급 조치로 해외 출국이 제지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이 인천공항에서 태국이 아닌 말레이시아 출국을 시도한 새로운 사실이 24일 확인되면서 '도주'에 무게가 실린다.

인천공항 직원 A씨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 22일 밤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태국 방콕행 항공권 구입에 앞서 말레이시아항공 카운터에서 '현장 발권'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항공이 현재 인천공항 현장에서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는 사실을 들어 해외 도주를 더욱 뒷받침한다는 설명도 내놨다. 실제로 말레이시아항공은 인천공항에서 현장 발권을 하지 않고 있다.

당초 "태국을 잠시 다녀 오려던 것"이라는 김 전 차관의 해명과 정면으로 베치되는 말레이시아 항공권 구입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외 도주 시도는 사실이 굳어지고 있다.

김 전차관이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 항공권 구입을 시도할 당시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동행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 에어아시아엑스 카운터에서 방콕행 탑승권 발권이 이뤄진 이후 동행한 해당 여성이 항공권을 발권한 항공사 직원들에게 커피를 전달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 전 차관은 이날 밤 11시쯤 에어아시아엑스 탑승권으로 자동출국심사대를 통과해 제1터미널 탑승동으로 갔다.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지 않아 자동출국심사대를 통과했지만 23일 0시20분쯤 탑승구(게이트)에서 제지됐다.

출국이 금지된 김 전 차관은 모자와 선글라스,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상태로 인천공항 보안구역(출국장)을 빠져 나왔다. 밖(일반구역)으로 나왔을 당시 김 전 차관과 외모가 비슷한 남성을 앞세워 언론사 카메라를 막는 등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출국 제지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은 "다음달 4일 돌아오는 왕복 항공권을 끊었고 해외 도피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출입국관리법은 범죄 피의자로 사형·무기, 장기 3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는 의심할 이유,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수사기관은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한편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에서 여러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성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2차례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논란의 부실수사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진상규명 지시로 재수사 가능성이 나온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