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사, 수영장 부실 마감
15일간 폐장·정화작업까지
재시공 수천만원 비용 손실
시 "검사결과 인체무해" 해명
주민, 공기관 안전소홀 분노

하남시와 하남도시공사의 관리부실로 수만명 주민이 이용하는 대형 공영수영장에서 바닥 시공용 접착제가 수중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뒤늦게 사고에 대한 대책을 세워 대응했지만, 주민들은 공공기관의 안전의식이 떨어진다며 분노하고 있다.

21일 하남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망월동 소재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안의 성인용 풀(규격 25m, 6레인)에서 일부 주민들이 '물에 흰색 물체가 보인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즉시 현장에 투입된 시 관계부서 담당자들은 타일 사이를 시공하는 접착제 성분이 물에 불어 떨어져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수질도 크게 탁해진 상태였다.

시는 이에 수영장을 폐장했고, 정화 작업과 바닥을 전체 재시공하는 작업을 벌였다.

수영장은 사고 당일부터 19일까지 문을 닫았다가 최근 20일이 돼서야 열었다.

사고의 원인은 직원들의 '관리부실'이었다.

관리 위탁을 맡은 하남도시공사 소속 직원들은 앞서 수영장 개장 전 바닥에 대한 마감 등 공사를 벌였다.

하지만 전문 보수업체 의뢰나 세부적인 계획도 구상하지 않은 채 업무와 상관없는 직원들을 동원해 공사를 하면서 접착 등이 부실하게 완료됐다.

수영장 바닥 공사의 경우 물에 장시간 노출되기 때문에 충분한 전문 시공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와 관련된 별도의 예산은 책정되지 않았다.

시는 대책으로 수영장 이용을 등록한 2000명 이상의 회원들에게 사과와 동시에 전액 환불조치하고, 20일부터 31일까지 무료강습을 제공하고 있다.

바닥은 폐장 기간 동안 인력 5명을 투입해 재시공했다.

대책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천만원의 손실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나 난데없는 '물질 테러'를 겪은 주민들의 불만은 아직 진정되지 않은 분위기다.

주민 A씨는 "안전을 최우선해야 할 공공기관이 단순한 실수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성분이 물과 섞이도록 하는 게 말이 되냐"며 "신뢰가 무너져서 이용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시는 조사 결과, 인체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 기관에 의뢰한 결과 '적합'으로 나왔다"며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열심히 하려다보니 의도치 않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한편 하남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을 이용하는 주민은 연 3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