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실장

주말 대형마트에 갔다. 우선 미세먼지 잡을 마스크부터 샀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했는데 미세먼지를 잡을 방도가 마스크인지 인공강우인지, 무엇인지 불확실하다. 정부의 미세먼지 30% 저감 정책이 갈피를 못 잡는 형국이다. 국민들의 불안감, 불편함이 재난수준에 도달한 실정이다.
미세먼지에 국민의 건강권은 온전한 것인지 궁금하다. 최근 국회가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늦장 심의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 '학교보건법 개정안' 등이다. 대표발의된 수도권 등 대기관리권역 '대기질 개선 특별법 제정안' 등도 나왔다. 여야는 국회 본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책 법안 7개를 통과시킬 전망이다.

이제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여러 방도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해결 방안이 그리 쉽지는 않다. 환경부가 내놓은 긴급조치 인공강우 실험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결론이다.
요즘 중국 야외 공기청정기 '추마이타'가 눈길을 끈다. 시안(西安)에 가동 중인 60m 높이의 도심 청정기가 겨울철 10㎢ 면적의 미세먼지(PM2.5) 농도를 11% 저감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건설비용이 20억원에 달해 세계 최고가 공기청정기인 셈이다. 여의도에 축구장 반 크기의 추마이타 5개 정도를 세우면 평소 미세먼지 농도가 시안보다 낮은 여의도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는 추축도 가능하다.

태국 방콕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자 빌딩 옥상에서 소방용 호수로 물을 뿌리기도 했고, 인도 델리도 도심 곳곳에서 물대포를 쐈다. 환경 위기의 시대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이 발표한 도시별 대기질지수(AQI)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주요도시 중 최악의 대기질 도시로 인천이 2위였다. 서울 3위, 부산 6위로 기록됐다. 초미세먼지 농도도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인천과 가까운 중국 산둥성과 자쑤성 등 동부 연안에 소각장 증설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 피해는 고스란히 한반도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 인간이 불러온 자연재해는 도심에도 있다. 도시 아스팔트 도로에서의 자동차 운행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타이어 마모 물질 등의 피해도 심각하다. 비산먼지 등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효과적인 도로 물청소 차량의 움직임은 더뎌 보인다. 집 앞 물 뿌리기 운동이라도 해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