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어장서 일할 4월 기다려
▲ 그동안 남북 간 대립으로 조업이 통제됐던 서해 5도 어장이 확장되고, 55년간 금지됐던 야간 조업도 일부 허용된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3209㎢에서 245㎢ 늘어난 3454㎢로 확장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여의도 면적의 84배 가량이 확대된다. 사진은 서해 5도 꽃게. /인천일보 DB


서해 5도 어장이 27년 만에 최대 규모로 대폭 확장되자 어민들은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야간 조업 허용 시간은 1시간에 그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서해 5도 어민들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해양수산부가 20일 발표한 서해 5도 조업 환경 규제 개선에 따라 오는 4월1일부터 서해 5도 어민들은 기존보다 245㎢ 늘어난 3454㎢ 면적의 어장에서 조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어민들과 인천시는 그동안 어장을 추가로 306㎢ 이상 늘려달라고 건의했는데, 이 중 245㎢이 확장되는 것에 대해 흡족하다는 분위기다. 연평해전 등 남북관계가 극한 대치 상황까지 갔던 서해에서 상당한 규모의 어장이 늘어난 만큼 어민들은 크게 반가워하고 있다.

배복봉 대청선주협회장은 "서해 5도 어장이 확대되길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이뤄져 기쁘다"며 "더 넓은 어장에서 마음놓고 조업할 수 있게 돼 당장 4월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간조업 허용 시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해 5도 어민들과 시는 조업시간을 일몰 후 3시간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어민들이 출항해 조업이 가능한 어장으로 이동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효성이 있으려면 최소 2시간 이상 조업 시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어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조업 시간만큼 경비 세력을 더 강화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조업 시간은 1시간 가량 늘어났다.

서해5도평화수역운동본부와 서해5도어민연합회는 이날 해수부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야간조업허용 등은 향후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박태원 서해5도평화수역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서해5도 어장이 확장된 것은 흡족할만하다"면서도 "향후 3000t급 이상의 해양경비정을 3척 증원하는 등 경비세력을 더 강화해 어민들이 더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이날 "해군 경비정·병력과 해경 경비 세력의 수 등이 제한돼 있어 야간조업 시간을 더 늘리기는 어려웠다"며 "군사적 긴장 완화가 정착하고, 우리 해군·해경·어업지도선 등이 추가 배치된다면 2단계, 3단계로 어장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