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해머금영농조합 백나영 사무국장, 개인 생산 농수산물 무조건 판매 원칙으로 지역에 보답
▲ 신도의 유일한 마을기업 옹진해머금영농조합법인 백나영 사무국장.
▲ 신도의 유일한 마을기업 옹진해머금영농조합법인 백나영 사무국장.

 

옹진군 북도면을 찾은 이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풍경은 '신도바다역 여객터미널'이다.

이 터미널 안에는 지난 12월 신·시·모·장흥 섬지역 특산물을 만날 수 있는 '북도농수특산물판매장'이 만들어졌다.

운영은 신도에서 유일한 마을기업 옹진해머금영농조합법인(이하 옹진해머금)이 맡고 있다.

"사실 운영하는 3년 내내 적자가 날 거라 예상했어요. 그래도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도움이 될 테니 우리 기업이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마을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 도와주신 이들에게 다시 돌려드려야 한다 싶었거든요."

백나영(54) 옹진해머금 사무국장은 판매장 운영 이유를 이같이 설명한다.

옹진해머금은 지난 2015년 만들어져 섬에서 생산하는 배추, 파 등을 구매해 전국 내륙으로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주력사업은 '절임 배추'다.

텃밭에서 키운 배추를 사들인 다음 가공해 전국 각지로 실어 보낸다. 4년차를 맞은 옹진해머금은 판로가 안정화된 상태다. 때문에 생산한 만큼 판매할 수 있다는 자신도 생겼다.

이렇게 되기까지 행정안전부·시·군 등의 행정 지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의 도움이 컸다는 설명이다.

"우리 기업에서 직접 재배도 하지만 주민분들로 부터 구매하는 경우가 많죠. 게다가 일손이 딸릴 때는 주민들이 틈틈이 도와주기도 하고, 지역에서 도움받은 게 참 많아요."

그래서 판매장을 시작하면서 옹진해머금도 원칙을 하나 세웠다. '주민들이 가져오는 물품들은 무조건 판매한다'는 원칙이다.

이제는 제법 소문이 나면서 주민들은 바다에서 직접 잡은 먹거리를 들고 판매장을 찾기 시작했다.

이번 겨울만 해도 많을 때는 하루에만 굴 70㎏이 들어오기도 했다. 물량이 많아지면서 판매장도 덩달아 바빠졌다.

급할 때는 온라인으로 홍보하거나 옹진해머금 단골고객에게 연락해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 주말에는 섬 방문객으로 바쁜 와중에 온라인상으로도 분주하게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백 사무국장은 더 바빠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영종도와 신도를 잇는 평화고속도로 소식이 참 반가워요. 섬 거주민들의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일손을 찾는 게 참 어렵거든요. 저희 마을기업은 물론, 판매장에서 일하는 청년도 어렵게 구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섬이 좀 더 좋은 환경이 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