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등학교 신입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의 선물로 휴대전화가 인기라고 합니다. 
언뜻 고가의 최신 스마트폰이겠거니 생각하지만, 피처폰이라고 부르는, 인터넷이 안되고 단순히 전화만 걸고 받는 옛 휴대전화입니다. 

이 피처폰은 요즘 수험생들이 스마트폰의 각종 유혹에서 벗어나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가 담긴 선물인데요. 
일명 '고3폰' 또는 '수험생 열공폰'으로도 불립니다. 
피처폰은 수험생 말고도 스마트폰으로 인해 원치 않는 세상과 연결되고 쉼 없는 소통에 지친 현대인들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찾아 나서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종류의 신제품이 출시되고 이용자가 7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피처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옛 휴대전화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하는데요.

피처폰처럼 서로의 목적과 이유는 다르지만, 패션, 가전, 식품 등 각 분야에서도 복고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4~50대가 어린 시절 신던 추억의 운동화가 ‘핫’한 패션 아이템이 되는가 하면, 30년 전 유행했던 브랜드의 로고가 커다랗게 새겨진 티셔츠나 트레이닝복이 10대들 사이에서 다시 사랑받고 있다고 합니다. 
또 대형마트에는 아예 ‘추억의 옛날 과자’ 코너가 마련돼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복고 트렌드는 사실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그동안 수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생산됩니다. 
복고 트렌드는, 과거에 대한 추억이나 향수를 찾아 나선 4~50대가 소비의 주류를 이루는 레트로(retro)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복고 트렌드는 과거에 대한 감성이 없는 10대와 20대가 적극 참여하면서 뉴(new)와 레트로(retro)가 합쳐진 '뉴트로'로 불리고 있습니다. 
뉴트로의 주체가 되고 있는 1020세대에게 복고는 단순히 옛것에 대한 재현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죠.

한때 경제와 치마 길이의 상관관계가 얘기되듯 지금 불고 있는 복고 열풍도 경제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복고 열풍은 불경기 현상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현실 상황이 어렵고 이에 대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과거를 회상하며 좋았던 추억에 잠깁니다. 
중장년층의 복고가 어두운 현실 상황을 반영한다면, 1020세대의 복고 열풍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체념의 표현인 것이죠. 
지금 불고 있는 이 복고 열풍이 언제쯤 수그러들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인천일보TV med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