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주년을 맞는 3.1절을 맞아 인천지역에서 풍성한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사진은 작년 동구 창영초등학교일대에서 시민들과 함께 3.1절 기념 퍼레이드를 하는 모습. /인천일보DB

 

 

100년 전 타올랐던 그날의 함성과 애국의 물결이 인천 도심 한복판에서 재현된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앞으로 인천의 100년은 인천시민이 주인이 돼야 한다는 시민 주권 선언식도 갖는다. 순국선열의 애국심이 인천 전역에 들불처럼 번질 수 있도록 청년 김창수(백범 김구) 역사거리도 조성된다.

△시민이 재현하는 3·1운동

인천시는 동구와 공동으로 3·1운동 발상지인 동구 창영초에서 제100주년 3·1절 기념행사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창영초는 1919년 3·1운동 당시 인천에서 처음 만세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이와 함께 학생·시민 100명의 소장품을 받아 타임캡슐에 담은 뒤, 땅에 묻는 행사를 진행한다. 시민사회단체가 시민 주권 선언서를 작성·발표하고, 시민들이 3·1운동 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의 장도 개최한다.

본 행사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 지도자인 죽산 조봉암 선생의 유족이 3·1운동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헌시를 낭독한다. 이어 33인 학생대표와 광복회 인천지부장이 함께 독립선언서를 읽는다.

이번에 특별히 마련된 시민 주권 선언서엔 시민의 힘으로 지켜온 지난 10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 100년은 시민이 주인이 돼야 한다는 비전과 가치가 담긴다. 인천지역 2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시민정책네트워크에서 직접 만들어 발표해 그 의미를 더한다.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창영초에서 동인천역 북광장까지 만세운동 시가행진이 펼쳐진다. 일본 헌병과 독립 열사로 분장한 연기자를 투입해 100년 전 그날의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시민들은 독립운동가를 뒤따라 걸으며 애국심과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이날 행사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3월 1일 오전 9시40분까지 창영초로 모이면 된다. 시가행진이 끝나는 동인천역 북광장에선 시민과 시민단체가 준비한 시민 대통합의 장이 진행된다.

강강술래와 미래 100년의 희망을 담은 태극기 풍선 날리기, 일제 감옥과 고문기구 체험 및 화합과 통일의 비빔밥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이밖에 계양구 황어장터, 강화읍 장터, 서구, 중구 영종도 등 3·1운동 발상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인천만의 역사적 의미 연구

인천은 이민 역사의 출발지로 해외 이민자의 아픔과 고통이 서린 도시다.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은 3·1운동 직후인 1919년 4월 전국 13도 대표들이 모여 임시정부 수립을 결의한 장소로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우는 토대를 마련한 장소다.

이에 시는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한 4월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고 인천 항일운동의 역사를 고찰하고 항일운동가를 재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이민사박물관은 올 연말까지 해외 한인 독립운동 특별전을 개최하고 인천에서 하와이, 멕시코, 쿠바 등 해외로 이주해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펼친 그들의 독립운동사를 통해 인천의 역사적 위상을 새롭게 살펴본다. 박물관 앞마당에 3·1운동 기념 마당을 조성해 시민들이 이민 역사의 상징물을 체험하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또 자유공원이 국내 유일의 임시정부였던 한성정부를 선포한 장소임을 알리고 인천의 항일운동을 담은 한성정부와 인천 영상물을 제작·방영한다.

한국역사연구회의 인천역사학술회의, 인천아트플랫폼 일대에서 개최될 디아스포라 영화제 등 시민들이 3·1운동을 깊이 들여다보고 인천의 역사적 가치와 역할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

△애국심 고취 사업 추진

자유공원과 인천항 등 독립운동가의 피땀이 밴 역사적 장소의 정비 사업도 전개된다.

시는 지난해 인천대공원에 있는 백범 광장을 정비했고, 김구 동상과 백범 광장 이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내항 및 개항장 일원 문화 재생 사업을 추진해 자유공원과 개항장 감리서터 등 인천의 문화·역사적 공간을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시는 또 인천박물관협의회와 함께 만세운동 플래시몹, 독립운동 역사유적 탐방, 태극기 디자인 공모전 등 시민들의 애국심을 북돋는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

김구 선생이 투옥됐던 중구 신포로 일대에는 백범을 기리는 청년 김창수(백범 김구) 역사거리가 조성된다. 중구는 시민들이 김구 선생의 인천감리서 투옥, 탈옥 그리고 재투옥까지 행적을 밟아볼 수 있도록 인도를 정비하고 계단 및 담장을 이용한 벽화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중구는 독립운동 역사문화콘텐츠 개발 연구용역을 통해 김구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도보순례길 조성·개항장 일대 독립운동 관련 답사 프로그램 마련 방안도 수립한다.

△항일운동·순국선열 재조명 행사 풍성

인천문화재단은 내달 15일 한국근대문학관에서 <3·1운동의 문화사> 저자인 권보드래 작가를 초청해 북콘서트를 연다. 연말까지 3·1운동과 관련된 희귀 문학자료를 전시해 시민에게 공개한다. 송도 트라이보울에선 항일운동과 관련된 가곡, 헝가리 무곡 등 민족주의 색채를 띤 곡들로 구성된 콘서트가 펼쳐진다.

아울러 4월 자유공원에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며 개항박물관, 영종역사관, 월디관, 중구문화회관에서는 백범 김구 선생 창작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7월까지 이어진다. 영화공간주안은 3·1절 하루 동안 기념 영화를 상영한다.

인천시립예술단은 3월 1일부터 사흘간 문화예술회관에서 '100년 후 꿈꿨던 세상'이란 음악극을 선보인다. 그동안 가려졌던 여성 독립운동가들, 특히 유관순 열사의 스승이자 독립운동가인 김란사의 극적인 삶을 조명한다.

박남춘 시장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인천시민과 함께 맞이하게 돼 더욱 뜻 깊고 어깨가 무겁다"며 "인천은 우리나라 독립과 정부 수립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곳인 만큼, 시민 모두 순국선열의 숭고한 정신과 100년 전 역사의 날을 기리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데 한마음을 모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