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시민들 비판 봇물 … 동참한 동료의원과 비용 반납 뒤 사과
▲ 과천시의회 박상진, 김현석(오른쪽)의원이 지난해 11월 부적절한 외유성 해외연수와 관련해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하고 있다.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추태 논란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과천시의원이 동료의원과 함께 지난해 11월 자신의 자녀가 유학중인 곳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과천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상진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현석 의원이 과천시 예산을 들여 지난해 11월 14일부터 27일까지 14일간 캐나다 몬트리올 등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선진국의 태양광발전소와 인공지능연구소, 폐산업단지 등 사회적 경제시스템과 4차 산업혁명을 배우겠다는 게 연수 목적이었다. 하지만 박 의원은 해외연수 일정 소화보다는 몬트리올에 거주하고 있는 부인과 유학 중인 자녀들을 만나 같이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큰 아들이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와 관계 교육청 등을 집중 방문해 일을 더 키웠다. 박 의원의 부인과 자녀 3명은 지난해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살고 있으며, 동료 의원인 김현석 의원과 연수 일정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이 연수 후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수계획서 일정 중 태양광발전소와 총영사관 두 곳만 방문했고 다른 곳은 방문하지도 않았다. 박 의원은 태양광발전소 안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밖에서 사진만 찍고 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천 시민들의 모임인 카페 등에는 이들의 행위를 비난하는 글들이 봇물처럼 올라오고 있다.

'과천사랑 카페'의 한 회원은 "박상진 의원은 평소 시민의 혈세를 무척이나 강조했는데 정작 본인은 딴 판이었다"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두 의원에 대한 비난이 일파만파 번지자 박 의원은 지난 17일 "우리 아이들은 교육 때문에 몬트리올에 가 있다. 내 아이들만 혜택을 주고 싶은 게 아니라 과천시민 전체에게 주고 싶어서 다녀왔다."는 황당한 해명을 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박 의원과 김 의원은 18일 11시 시의회 열린강좌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했다.

박 의원은 "죄인의 심정으로 모든 비난과 책임을 감수하고 달게 받겠다. 연수비용 전액을 반납했다"며 "이후 처분은 과천시민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이 연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책임감을 느낀다. 연수 관련 비용 전액을 반납했고 향후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의정연수는 일절 진행하지 않겠다."고 사죄했다.

한편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과천시지부는 성명을 내고 "두의원을 시의회 윤리위원회에 상정하고, 특히 박상진 의원은 제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글·사진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