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빅 이벤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6억여명의 아세안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면, 인천이 개최지로 선정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인천 대세론'으로 미래형 스마트도시와 역사문화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인천이 아세안에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릴 수 있는 최적합 도시란 이유에서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월 국내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지를 이달 중 결정할 예정이다.

인천과 부산 두 도시가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5일 서울에서 주한 아세안 10개국 대사를 만나 "부산 개최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지난달 29일 인천에서 이들 대사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특별정상회의 개최지로서 인천의 다양한 장점을 소개한 바 있다.

특히 올해가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이자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란 점에서 더욱 뜻깊은 국제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억여명 아세안인들의 이목이 한국에 쏠리게 되며, 한국은 뛰어난 국제회의 인프라는 물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함께 아세안이 추구해야 할 '미래 도시의 모습'을 선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가치가 발현되는 도시는 사실상 인천이 유일하다. 인천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와 일제 강점기의 아픔이 서려 있는 개항장 문화지구를 품은 도시다.

서해 최북단 섬 연평도에선 9년 전 북한 포격의 흔적을 통해 분단국가의 상처를 확인할 수 있다. 자연이 빚은 천혜의 경관을 지닌 또 다른 서해 섬 백령도는 인천이 자랑하는 문화관광자원 중 하나다.

세계적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올해 4월 개장하는 국내 최대 크루즈 전용 터미널, 인천항을 국내 2위 무역항으로 견인한 인천신항의 무인 자동화 시스템은 아세안 정상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인프라다.

국내 최장 길이의 인천대교의 웅장함은 SOC(사회간접자본) 등 대규모 개발 수요가 많은 아세안에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인천의 미래형 스마트도시가 아세안 정상들의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된 송도국제도시는 IT(정보기술)를 이용해 스마트 교통·방범·방재·안전 등 도시의 공공 기능을 네트워크화한 최첨단 도시다. 바이오산업과 극지 연구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은 "인천은 아세안 국가와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최적의 장소"라고 피력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