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간 고통" vs "생존권 문제"
"40년간 해처먹었으면 됐지 뭘 또 이렇게까지 하려고 들어! 기득권이 정신 차려야지."(중구 주민)
"가족과 인천 경제를 위해 일한 죄밖에 없는데 뭘 해처먹어? 어디서 큰소리야!"(업계 종사자)

지난 15일 오전 인천 중고차 수출 단지 조성 관련 토론회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인파가 관중석을 꽉 채운 가운데 질의응답 도중 중구 주민과 항만·중고차 업계 종사자 간 거친 말싸움이 시작됐다. 서로 삿대질하는가 하면 욕설 섞인 고성이 수차례 오갔고, 일부는 싸우겠다고 달려들었다. 좌장을 맡은 김민배 인천대 교수와 운영 요원의 제지에도 멈추지 않았다.

주거환경 악화를 이유로 중구 일대에 중고차 수출 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생존권 확보를 내세우며 빠른 단지 부지 확보를 촉구하는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거센 의견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단지 조성 과정에서 주민·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찬성·반대로 나뉜 주민과 업계 관계자들은 각자 직면한 상황과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동문 인천항미래희망연대 사무처장은 "주민들은 44년간 각종 소음·먼지·악취로 고통받았다"며 "수출 단지 부지를 4부두로 선정 중인데 절대 내항은 안 된다"고 반발했다.

반면 항만 관계자들은 생존권을 강조했다. 최두영 인천항운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수출 단지 조성은 인천항 3000여명 근로자들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라며 "부지만이라도 확보해서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고 밝혔다.

/박진영·김예린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