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동 문화공간 플레이캠퍼스 '시인의 사랑' 무대에
백광호 테너·윤소미나 피아니스트 슈만의 연가곡 사계절 나눠 재구성
▲ 테너 백광호(오른쪽)와 피아니스트 윤소미나. /사진제공=플레이캠퍼스


단절과 장벽으로 가로막힌 두 세계를 이어주는 오작교(烏鵲橋)와 같은 음악회가 열린다.

인천 중구 경동에 있는 문화공간 플레이캠퍼스에서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슈만의 연가곡(連歌曲) '시인의 사랑'을 '사랑의 사계절'로 구성한 공연을 선보인다.

'시인의 사랑은' 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를 바탕으로 '봄의 눈길', '여름 눈물', '가을 노래', '겨울 꿈길' 등 사계절로 나눠 '아름다운 5월'을 시작으로 '나의 마음을 적시리', '만일 예쁜 꽃이 안다면', '불길한 노래여' 등 모두 16곡을 들려준다.

'시인의 사랑'은 슈만이 스승과의 법정소송 중 스승의 딸이자 자신의 연인 클라라를 위해 작곡한 작품이다.
어두운 우물의 우울한 고독 속에서 침묵으로 빚어낸 보석같은 작품이다.

곡 앞뒤에 배치된 피아노의 전주와 후주는 고독의 우물을 타고 우물우물 기어나오는 침묵의 기도처럼 들린다.

훗날 슈만은 우물이 아닌 라인강에 투신하고, 결국 정신병원에서 삶을 마감한다. 비록 시대의 벽은 넘지 못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빛나는 음악은 빚어냈다.

공연을 이끌어갈 테너 백광호는 중앙대학교 성악과 졸업한 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국립음대에서 가곡, 종교곡 최고연주자과정과 오페라과정을 졸업했다.

피아니스트 윤소미나는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며 전문연주자로서의 단단한 기반을 마련했다.

연출을 맡은 플레이캠퍼스 장한섬 대표는 "이번 음악회는 세상의 권위와 비난을 침묵의 기도로 뚫고 나간 슈만의 위대함을 들려주는 것보다 단 한 시간동안이라도 휴대폰을 끄고 음악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인천연극의 모태였던 돌체소극장을 리모델링해 2009년 개관한 플레이캠퍼스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진행하는 두 번째 작품으로 6월까지 19세기 독일가곡을 21세기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무대에 올린다.

관람료 3만원. 032-777-8775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