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올댓송도 대표

"인천은 국제도시다"라고 말하면 다들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00년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국제적인 도시가 바로 인천이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만약 인천이 지금처럼 국제성을 잃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면 과연 그 말을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송도와 인천이 다시 한 번 우리나라 최고의 국제도시가 될 수 있다는 말이 허황된 말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100년 전에도 국제도시였기 때문에, 100년이 흐른 지금 다시 국제도시가 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때는 개항시기였고, 인천이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항구니까 대사관들이 즐비하고 외국인 거주지가 조성된 게 당연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인천은 2차례 개항했다. 과거에 바닷길을 열었다면 지금 인천은 하늘길을 열었다. 이 하늘길을 열면서 인천은 다시 한 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갖게 됐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이 공항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니 인천이 앞으로 국제도시가 될 것이란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천은 100년 전 외국에 항구를 개방하면서 항구가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어촌마을에서 국제도시로 발돋움했다. 300만 메가시티 인천은 개항과 항구를 먹거리로 성장하며 만들어진 도시다. 인천은 도시자체가 항구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세계의 지배자는 항구에서 공항으로 변화했다. 시도 때도 없이 비행기를 타고 외국과 교류하고, 심지어 주말을 이용한 '밤 도깨비 해외여행'도 한다. 제주도를 가느니 비용이 더 저렴한 동남아를 간다고 하고,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오가는 시대다. 이미 세계가 국제화된 지 오래다.
국제화가 되면 될수록 공항과 공간적으로 인접한 도시가 번성할 수밖에 없다. 과거 항구도시가 번성했던 것과 같은 이치며,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세상의 작동원리다. 인천공항으로 인해 영종에 항공산업이 꽃피우고 카지노 및 리조트가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 항구가 인천이란 도시를 만들었듯이 인천공항이 송도라는 도시를 창조해 냈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공항의 파생 도시이다. 에어로트로폴리스의 세계적 선두주자다. 우리나라에서는 송도를 어디나 있을만한 신도시로 보지만 외국에서는 송도를 기억하고, 송도를 취재하고, 송도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에어로트로폴리스의 실증공간이자 세계적 선두주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만 잘 모를 뿐이다. 앞으로 송도국제도시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인천의 앞날을 좌우할 사안이다. 이 도시를 개발함으로써 이곳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인천 전역으로 퍼질 것이다. 과거 인천이 중구 일대에 머물며 도시가 만들어졌지만 그 이익은 인천 전역으로 퍼져 메가시티로 발전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바로 서울과의 교통이다. 인천이 100년 전 국제도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항구를 품은 서울과 가까운 도시였기 때문이다. 현재 송도는 공항을 품었지만 서울과는 멀다. 서울은 수도며, 우리나라의 모든 인프라가 몰려 있기에 서울과의 시간적 거리를 줄여줄 교통수단으로서 GTX가 반드시 필요하다.

단시간 이동을 가능케 하는 GTX는 이동편리, 시간단축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의 인프라를 공유할 매우 효율적인 교통 시스템이다. 인천에, 송도에 GTX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서울의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면 과거 어촌마을 인천이 국제도시로 발돋움했듯이 송도도 진정한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그 과실은 인천 전역이 공유하게 될 것이다. 인천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송도국제도시 개발에 착수했다. 이미 5조3000억원의 세금을 거뒀고 많은 고용이 창출됐다.

그러나 세금을 걷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송도를 진정한 국제도시로 만들어 인천 전역이 국제도시로 발전하는 토대가 돼야 한다. 이것이 진정 도시의 가치를 풍부하게 만드는 길이다. 따라서 GTX-B는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이다. GTX-B가 우리 시민과 함께, '인천은 국제도시'라고 불러줄 그날이 조속히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