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후보 특보단장 김영분, 시설공단 이사장에 '낙하산'
자격 검증은커녕 격려·축하…같은 당 출신 인사 감싸기만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김영분 인천시설공단 이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인사 검증 없이 형식적 질문만 쏟아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의회는 12일 의회 본관 4층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인사간담회를 열고 김 내정자가 인천시설공단 이사장 자리에 적합한 인물인지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그동안 공무원 출신이 임명되던 시설공단 이사장직에 이례적으로 시의회 부의장 출신인 김 내정자가 내정되면서 발생한 논란을 짚어 보고 자격을 검증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시장 후보의 특보단장을 맡은 바 있어 낙하산 인사란 꼬리표가 붙은 상태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이날 김 내정자에게 형식적인 질문만 하며 정작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지적은 크게 다루지 않았다.

윤재상 시의원은 "그동안 시설공단은 공직자 출신이 운영하던 곳이다. 김 내정자는 정치적 인맥을 통해 이사장을 맡게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내정자가 "시대가 변하면서 시설공단 운영 방침 역시 변할 때가 왔다"며 "공무원 출신은 아니지만 시의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잘 이끌 것"이라고 답하자 윤 의원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는 황당한 모습을 보였다.

비슷한 질문을 한 정창규 시의원 역시 김 내정자 답변을 채 듣기도 전에 "최선을 다해 시설공단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자격 검증보다 시설 공단의 운영 계획을 묻거나 축하 인사를 건네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상황이 이렇자 형식적 인사간담회가 아닌 시 산하 기관장 내정자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같은 정당 출신이라는 이유로 무의미한 인사간담회가 이어진다면 언젠가 후폭풍이 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터무니없는 시간 낭비용 인사간담회가 사라지려면 내정자와 관련 없는 인물이 인사간담특별위원회에 들어가야 한다"며 "견제와 감시 등이 없이 이뤄지는 간담회는 미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시의회는 개방형 공직 후보자의 인사 검증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2013년 '인천시의회 인사간담회 운영 지침'을 제정하고 인사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