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을 '수도권순환고속도로'로 변경하기 위한 실무논의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10년 가까이 경기도와 인천시의 바람이었던 명칭 변경 요구가 이제야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2007년 개설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인천과 경기도, 서울시의 주요 지역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왕복 8차선 도로입니다.

전체 길이 128㎞ 중 경기지역이 104㎞, 인천 12㎞, 서울 12㎞로 90% 이상이 경기와 인천지역을 통과하고 있죠.

그런데도 도로명은 서울의 외곽을 순환하는 고속도로라는 뜻에서 지금과 같이 지어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정치·경제·문화가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오래된 관례처럼 도로명도 서울을 중심에 놓고 지은 것입니다.

물론 만들어진지 10년도 넘는 지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을 ‘수도권순환고속도로’로 바꾼다고 해서 도로 통행여건이 좋아진다든가 하는 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명칭 개정을 통해 인천과 경기도는 서울의 변두리라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을 중심으로 한 사고의 관례는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 과천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랜드와 서울대공원 등등…

우리가 무심코 넘겨 왔던 각종 시설의 명칭에 서울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 시설물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 주민들 역시 오래전부터 명칭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명칭은 단순한 호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자긍심과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서울외곽순환도로의 명칭 개정이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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