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남의집 귀한 딸인데요(악아 지음, 봄름, 233쪽, 1만3800원)=저자는 가부장제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만들어진 결혼생활 속에서 예쁨을 받는 '아가'가 아닌 '악아(惡兒·나쁜 아이)'가 되길 자처하며 착한 며느리의 길을 포기한다. 물론 '딸 같은 며느리'를 꿈꿨던 시절도 있었다. "나만 참으면 모두가 행복하다"는 며느리 행동 강령에 따라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고 또 참으며 살겠노라 다짐하고, 부단히 애 쓰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사랑받는 며느리를 목표로 하면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지만, 제일 먼저 포기하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저자는 "나만 참으면 '나를 뺀' 모두가 행복하다"는 삶의 진리를 터득한 순간,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나답게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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