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구 추진 특별행사 … 만세운동·日헌병 대치까지 재현

일제의 총칼 앞에 맨손으로 맞섰던 100년 전 3·1운동의 만세 함성이 인천에서 생생히 재현된다. 다시 부활한 독립 열사들이 만세 행렬을 펼치며 300만 시민들에게 애국정신과 함께 그날의 뜨거운 울림을 전달한다.

인천시와 동구는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특별 기념행사를 추진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헌시 낭독·시민주권 선언·시가행진 등 여러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어느 해보다 성대하고 의미 있게 치른다는 구상이다.

우선 기념식 장소가 실내에서 야외로 바뀐다. 시는 그동안 문화예술회관에서 기념식을 진행했지만 이번엔 3·1운동 발상지인 창영초교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식전행사도 신설해 창영초교 3·1운동 기념비 옆에서 제막식을 열고, 시민들의 소망이 담긴 물건을 타임캡슐에 넣어 묻는다.

기념식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신설돼 많은 시민이 함께 한다. 조봉암 선생 외손녀인 이성난 여사가 3·1운동 기념시 '영광스러운 3월'을 낭독하고, 광복회 인천지부장과 33인 학생대표가 함께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판소리 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시민 주권 선언서엔 앞으로 100년을 시민이 주인되는 인천으로 만들기 위한 비전과 가치가 담긴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직접 작성·발표할 예정이다.

'행사의 꽃'인 만세운동 시가행진은 창영초교를 시작으로 배다리삼거리·동인천역 북광장까지 1㎞ 거리에서 펼쳐진다. 만세 행렬과 일본 헌병 대치 등 극 형식 퍼포먼스를 가미하고 분장한 연기자를 투입해 긴장감 넘치는 1919년 3월1일을 그려낸다. 아울러 행진이 끝나는 동인천역 북광장에서는 풍물패 공연부터 태권도 공연단, 플래시몹 등 여러 공연이 시민들을 기다린다.

행사엔 보훈단체장과 광복회원, 지역 의원, 군수·구청장 등 주요 인사 300명과 시민 1700명 총 20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100년 전 민초들이 독립선언서를 만들어냈듯, 시민사회단체가 주권선언서를 통해 미래 비전을 선포한다는 점에서 올해 행사는 더욱 의미가 깊다"며 "3·1운동의 정신과 임시정부 수립의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 번 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