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감사 결과에 이목

"이번 사태를 제대로 파헤쳐 문제의 원인을 뿌리뽑고 혁신을 이루겠다는 원칙을 세우는 감사가 될 지, 아니면 제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받을 지 … "

인천대학교 체육진흥원의 각종 위법 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조사해 온 인천대 자체 감사 결과 및 수위가 어떻게 정해질 지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천일보 1월29·30·31일자 19면>

인천대는 지난해부터 체육진흥원이 일으킨 각종 문제 행위를 조사한 감사 결과를 이번 주 중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이를 구정 연휴 이후로 갑자기 미뤘다. 또 감사를 주도했던 감사팀장을 28일자로 전보조치했다.

전 감사팀장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교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이 위중한 만큼 사법기관 고발을 포함해 원칙적인 대응을 함으로써 쇄신의 기회로 삼자'는 세력과 '학교 망신이니 되도록 일을 키우지 말고 덮자'는 세력이 충돌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 사안에 비판적인 한 학내 인사는 지인에게 "누군가가 나에게 '일이 커지면 좋을 게 없으니 학교(체육진흥원)에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말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너무 힘들었다"며 상의를 했다. 또다른 인사는 "이번 사태를 부른 당사자 중 한 명이 수시로 연락을 하며 만날 것을 종용하고 있어 고통스럽다"고 털어놨다.

이런 이야기들이 알음알음 소문이 나면서 인천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사태를 어떻게 보는 지를 기준으로 간부들을 'A는 원칙주의자, B는 방관주의자, C는 빨리 덮고 넘어가자는 입장'이라는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놓으며 감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처럼 상반되는 의견 속에서 결국 키를 쥐고 있는 이는 총장인데, 그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 지를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원칙적인 결론이 나기를 바라는 직원들은 "솔직히 단호한 입장을 가진 분들은 윗분들 중 다수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좀 불안하다. 하나마나한 감사 결과가 나오면 학교도 이 사태가 벌어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학교 관계자는 "감사 결과 시기가 미뤄진 것이나, 감사팀장 인사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종만·김원진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