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고 열풍
7080엔 '향수' 1020엔 '새로움'
감성 돋는 롤러장·오락실 등
남녀노소 북적이는 인천명소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뉴트로 공간으로 놀러 오세요."

30일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트렌드코리아 2019'를 출간하고 올해를 대표할 핵심 트렌드 전망으로 '뉴트로'라는 단어를 내놨다. 이는 새로운(new)이란 단어와 복고풍(retro)이 결합된 신조어다. 중년 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가 10~20대 젊은 층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천에서도 뉴트로 감성을 담은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전칠기 자개장을 진열한 빈티지 카페, LP판으로 음악을 듣는 펍, 미러볼이 돌아가는 롤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발길을 멈추게 하는 인천지역 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인천에서도 7080세대 어린 시절 모습을 간직한 오락실과 어린아이도 즐겁게 놀 수 있는 롤러장이 운영되고 있다.

▲ 29일 찾은 중구 오락실 '빽투더레트로' 안에는 오래된 오락기와 갖가지 소품들이 전시돼있다. 중구 신포로27번길 101.
▲ 29일 찾은 중구 오락실 '빽투더레트로' 안에는 오래된 오락기와 갖가지 소품들이 전시돼있다. 중구 신포로27번길 101.

 

▲추억소품 가득 오락실 '빽투더레트로'

중구청 인근에 위치한 오락실 '빽투더레트로'는 문 연지 1년 만에 개항장거리 유명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내부에 자리한 16대 오락기를 비롯해, 곳곳에 놓인 추억을 담은 전시품 때문이다. 딱지 스티커, 영화 포스터, 슬로건, 대통령 사진까지 과거에 실제로 쓰던 물건들이 전시돼있다.

지난 20여년간 과거 소품을 수집해온 차민용(46) 빽투더레트로 사장은 "대부분 이전에 실제 사용하던 것들이다. 어릴 때 내가 보고 자란 공간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다"며 "가끔 손님들이 게임기를 사용하기 불편하다고들 하는데 그 느낌마저도 그대로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나이가 지긋한 중년 부부들도 가던 발길을 멈춰 오락실에 들어오곤 한다. 전시품들을 보며 어릴 적 모습을 회상하는 것이다. 차 사장은 "아직 인테리어를 계속 추가하고 있다.

또 주말에는 매대를 설치해 딱지 같은 작은 소품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공간에 올 때마다 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싶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누구나 와서 웃으며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29일 찾은 미추홀구 롤러스케이트장 '롤캣'. 스낵바에선 커피를 비롯 간식거리를 즐길 수 있다. 미추홀구 독배로 443.
▲ 29일 찾은 미추홀구 롤러스케이트장 '롤캣'. 스낵바에선 커피를 비롯 간식거리를 즐길 수 있다. 미추홀구 독배로 443.

 

▲스낵바까지 갖춘 롤러장 '롤캣'

2016년 문을 연 '롤캣'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롤러스케이트장이다. 롤러장 대부분 문을 닫을 때쯤 권기범(42) 롤캣 사장이 이곳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당시 5살짜리 아들 때문이었다. 그는 "내가 나고 자란 인천 지역에, 아이와 시간을 보낼 데가 많이 없더라. 온 가족이 같이 놀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8개월간 공사 끝에 문을 열었다. 과거 롤러장 특유의 폐쇄적인 모습을 버리고 어린아이들도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지금 롤러장은 동네 아이들도 학원 마치고 오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이정은(10) 양과 김지율(9)양은 '롤러장 친구'다. 그들은 "2년 전 처음 롤러장에 와 타는 법을 함께 배웠고 지금은 매일 같이 놀러 오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곳은 뉴트로 감성을 가득 담은 인테리어로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기도 하다. 광고나 뮤직비디오 촬영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권 사장은 "당장 내일모레도 화보 촬영 때문에 하루종일 예약이 돼있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좋은 장소로 알려지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