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상품 영업시키고 직원들 실적 관리까지

인천항만공사(IPA)가 오는 4월 크루즈 터미널 출항 예정인 롯데관광 소속 코스타세레나(Costa Serena·11만4500t급)호의 관광상품을 사실상 판매하는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공공기관이 사기업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승객을 모으는 셈이라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IPA와 인천항 업계에 따르면 IPA는 오는 4월26일부터 5월1일까지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중국 상하이~일본 후쿠오카~부산항 6일 일정의 코스타세레나호에 탑승할 승객들을 모집하고 있다. 객실 가격은 최소 188만원부터 최대 438만원이다.

IPA는 내부적으로 부서별 실적까지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까지 모은 승객 수는 600여명 정도로 알려졌다. IPA는 또 최근 개최한 토론회·신년인사회 등 공식행사에 크루즈 관광상품 홍보물을 배포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같은 행위에 내부 직원의 비판도 받고 있다. 한 직원은 "공기업 직원이 영업사원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난 데다, 공공기관이 사기업 상품을 파는 것이라 부적절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IPA로부터 상품 구매 권유를 받은 한 업계 관계자도 "강제로 사라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항만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권유라 심적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IPA는 성공적인 크루즈 터미널 개장에 필요한 활동이었다고 해명한다. 내부에서 모객 실적을 관리하던 지침도 현재는 철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IPA 관계자는 "터미널이 조만간 개장할텐데 첫 크루즈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 과도한 모객이 이뤄진 점은 앞으로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