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뚝 … 식당 겨우 2곳 남아
중구 "옛모습 살려 도시재생"
▲ 중구청은 누들플랫폼 조성 계획 변경 후 방치중이던 신포동 칼국수 골목의 재생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신포동 칼국수 골목 모습.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이 골목은 신포동 칼국수의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에요. 하루 빨리 골목을 단장해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명 '신포동 칼국수 골목'으로 불리는 신포동 55번지 일대에서 40년 가까이 영업을 해 온 '골목칼국수' 사장 장기선(72)씨의 바람이다. 장씨는 1981년 신포동에 터를 잡았다. 당시 골목에는 칼국수 가게가 10여곳에 달했지만 지금은 장씨의 가게를 포함해 2곳만 남았다.

칼국수 골목이 전성기를 이뤘을 때는 주변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근 신포시장과 문화의거리가 활기를 띄었고 골목은 오히려 썰렁해졌다. 임대료를 버티지 못해 가게를 접고 떠나는 이들도 생겼다.

최근 골목이 다시 이름을 알리면서 그나마 손님이 늘었지만 주변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도시가스조차 들어오지 않아 LPG가스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개인이 도시가스를 설치하려면 수백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중구가 2015년 칼국수 골목에 '누들플랫폼'을 조성하려다가 좌초되면서 이 곳은 더욱 침체기를 겪었다. 구가 사들인 건물 6곳이 수년간 방치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건물은 보수가 필요할 정도로 낡은 상태였다.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골목 정비를 요청했고 구는 지난해 9월 매입 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건물 3곳이 철거 진단(E등급)을 받았다.
구는 이번 용역 결과를 계기로 '신포동 칼국수 골목 활성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달 18일에는 주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정형화 된 개발사업 보다는 환경정비를 추진해달라고 제안했다.

구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매입 건물에 커뮤니티 공간과 공방 등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며 "칼국수 골목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인 만큼 옛 모습을 유지하는 도시재생 형태로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