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 평생교육은 가장 기본적 권리"
▲ 유네스코 국제평생교육기구 부의장인 최운실(63) 아주대학교 교수는 평생을 평생교육과 함께 했다. 그는 평생교육에 대한 세계적 흐름과 우리나라, 경기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학창시절 배움 '100세 인생' 대비 못해

학습, 인간 욕구 … 인생 2·3모작에 필요

유네스코 '국내 민관 교육모델' 인정

문해교육 국가·개인에 세종대왕상도

道 온라인 학습 플랫폼 '지식' 운영중

국가발전 위해 지역사회 더 들어가야



평생교육(lifelong education)이라는 의미는 1965년 유네스코의 성인교육추진국제위원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던 유네스코 사무국장 랑그랑(Lengrand)에게서 출발한다.

그는 사회변화의 가속화와 평균수명의 연장에 따른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과학기술 및 지식의 진보와 그에 따른 급속한 진부화, 정치적 도전, 통신매체의 발달과 정보량의 증가, 여가시간의 증가, 생활양식과 인간관계의 위기, 정신과 육체의 불일치 및 성적 표현의 부조화, 가치관의 다양화 등이 시대적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교육 이념을 받아들인 유네스코에 의해 평생교육이라는 용어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유네스코 국제평생교육기구(UNESCO Institute for Lifelong Learning) 부의장인 최운실(63) 아주대학교 교수는 평생교육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권리'이라고 강조했다.

평생교육은 형식·무형식·비형식 교육 그리고 가정교육·학교교육·사회교육을 포괄하는 총체적 개념으로, 학습자의 자율적 학습 수행과 교육적 선택의 자유를 통한 교육권을 보장하는 교육사회를 지향한다고도 했다.

교육의 통합성과 광역성, 교육대상의 전체성과 평등성, 교육시기의 향상성과 계속성, 교육 접근 방식의 상대성과 다양성, 그리고 교육 체계의 탈 정형성과 개방성의 특성이 있어 제도권의 교육 체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학습은 배우고 알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학습없이는 동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상과 소통하고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는 평생에 걸쳐 배움을 필요로 한다"며 "학창시절 한번 배운 교육으로는 100세 시대에 대응할 수 없어 인생의 2모작, 3모작을 준비하기위해 평생교육은 우리와 함께 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평생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 최 교수는 "유네스코는 평생교육에 대해 교육제도 밖의 교육에 있어서의 모든 가능성을 계발하는 것과 현행의 교육제도를 재편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총합적 체계라고 정의했다"며 "평생교육은 취학기관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서 모든 지식 및 기능을 포함하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고, 모든 사람에 대해서 인격의 충분한 발달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평생교육법을 통해 기초문해, 인문교양, 학력보완, 문화예술, 시민참여, 직업능력향상이라는 6대 영역을 설정했다. 지식을 암기하고,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라 경험과 삶이 그대로 배움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지난 2008년 평생교육법을 근거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을 설립하며 평생교육을 국가 발전의 한축으로 삼은 우리나라는 국가, 지방정부, 시민, 학계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평생교육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최 교수는 "유네스코도 인정할 만큼 우리나라의 민관 교육모델은 국제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일본이 아시아에서는 평생교육의 원조지만 우리는 평생학습도시들을 중심으로 일본을 넘어섰다"며 "국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주민들의 교육열이 적절하게 어울린 영향인데 특히 유네스코는 문해교육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국가나 개인에게 유네스코세종대왕상을 수여할 만큼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모델은 전세계에 우리나라밖에 없다. 특히 국가자격인 '평생교육사' 제도를 운영해 이들로 하여금 평생교육이 지역 곳곳에 촘촘하게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경기도도 일찍이 교육정책국을 운영했고 지난해 평생교육국으로 전환해 평생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광역지자체내 최대 규모인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도 운영하고 있다. 도내 시군들도 평생교육과 관련된 부서를 마련해 정책 방향 등을 설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원 '뭐라도학교'와 '누구나학교', 오산 '백년시민대학', 시흥 '백천학해', 부천 '퇴근학습길'과 '학습반디', 안산 '길거리학습관', 광명 '시민의 부엌'과 '배울레종', 의정부 '엄마품놀이학교', 안양 '인문학당', 성남 '행복학습센터' 등을 통해 저마다 지역성과 독창성을 바탕으로 평생교육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최 교수는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어느 한곳만 나서는 게 아니라 모두가 참여해 평생교육 공동체 세상을 일궈야 한다"며 "현재 도내 지자체들도 다양한 네크워크를 통해 지역사회의 힘을 모으고 정보를 교류해 평생교육 정착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온라인에서 평생교육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여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최 교수는 "온라인에 24시간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는 '무크'의 시대가 왔는데 경기도는 1300만 도민이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안방대학을 만들기 위해 지식(GSEEK)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에 머무는 게 아니라 이제는 평화 교육, 학습형 일자리, 민주시민 교육, 디지털 교육, 장애인 교육 등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최 교수는 "평생교육은 기초적인 문해 학습권으로 출발하지만 이제는 '늘배움'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학습 공동체 구축을 기반으로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그럼으로써 학습과 교수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래사회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지자체들도 '모두의 마음속에 평화를' 기조를 바탕으로 평화교육을 준비중이다. 또 그동안 평생교육에서 소외된 장애인에게도 집중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의사소통 상의 문제 등 교육과 보호가 까다로워 장애인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정규학교과정을 마치면 가족 중 자신의 생활을 포기한 누군가의 보살핌에 의존해 사실상 집안에서만 갇혀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세계시민성 함양을 위한 민주시민교육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아울러 이제는 배움에 그치는게 아니라 배움이 일자리로 연결되는 '학습형일자리' 역시 전세계적 트렌드가 됐다.

최 교수는 "세계적으로 자원이 고갈되고 인류가 어려움에 처해도 학습이라는 희망이 있는 한 미래는 지속될 것"이라며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생각은 전 지구적으로, 행동은 지역에 맞게'라는 말처럼 이제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백년의 학습,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평생학습의 이념이 퍼져나가 사람냄새 풀풀나는 행복한 세상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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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실 아주대 교수는 …

국내 선구자 … 유네스크 국제평생기구 부의장 활동

최운실 아주대학교 교수는 국내 최초 평생교육학 박사이자 성인기초교육과 같은 평생교육에 헌신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평생교육 정책 전문가다.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이 대학에서 평생교육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주리 주립대교 객원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최 교수는 국내 평생교육, 여성 사회교육 분야에서 많은 연구와 활동을 해 왔으며 국제적 차원에서 유네스코 문해 교육, 모든 이를 위한 교육 등의 사업에도 활발히 참여해 왔다.

지난 2010년 유네스코세계 평생학습 명예의 전당에 동양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같은해 평생교육총연합회 회장을 맡았고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 왔다. 100여 편의 연구 실적과 저서 실적 및 글로벌 활동도 상당하다. 2012년에는 제2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유네스코 국제평생교육기구 부의장에 선출됐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