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신도시로 이탈 사례있어, 기업 유치로 베드타운 탈피를
계양테크노밸리(TV) 사업이 자칫 인천지역 원도심에서 인구가 이탈하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천 내 원도심 인구가 새롭게 개발된 경제자유구역으로 대거 이탈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종속된 '베드타운'이 되지 않으려면 기업 유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통계청이 집계하는 시·군·구 인구이동에 따르면 송도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본격화된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수구로의 전입 인구는 총 77만8635명, 외부로 나간 전출 인구는 72만4723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타·시도에서 연수구로 순수 유입된 인구는 3만6107명이다.

연수구는 타 시·도뿐만 아니라 인천 내 9개 군·구의 인구도 빨아 들였다. 같은 기간 인천 9개 군·구에서 연수구로의 전입 인구는 27만2112명을 기록했다. 반대로 전출 인구는 25만4307명이다. 1만7805명이 송도 개발 후 연수구로 이사한 셈이다.

계양TV도 원도심 인구를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계획된 가구 수는 1만7000가구. 계획인구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나 4만~5만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원도심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도심 개발로 자칫 구도심이 슬럼화될 수 있다"라며 "정부가 도시재생 정책을 펴고 있는데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건은 전체 가용 면적 중 절반 수준인 자족용지 90만㎡에 어떤 기업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길수록 원도심 인구가 빠져 나가기 보다 외부에서의 인구 유입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많아지면 오히려 취업을 위해 주변 지역으로 이사 오는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지역 개발 전문가는 "계양TV가 목표로 하고 있는 판교신도시에는 국내 굴지의 IT 업계가 다수 자리하고 있어 인근지역 인구 유입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일자리 우선의 자족기능에 중점을 둬야 계양TV도 살고 지역경제도 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