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운노동조합, 마스터플랜에 불편한 속내

인천항 노동자를 중심으로 조직된 인천항운노동조합이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 발표에 대해 "일방 추진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마스터플랜이 발표된 '인천항 내항 일원 미래비전 선포식'이 항만 이해관계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최됐고,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있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해우 항운노조 위원장은 23일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내항재개발 문제가 대두됐을 때부터 우리는 일관되게 친수공간과 항만기능의 공존을 요구했다"라며 "이번 비전 선포식은 인천시가 일방적으로 개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포식 과정에서 인천항 노사를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의 참석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라며 "그간의 약속을 깨고 일방적으로 내항재개발을 추진할 경우 항만종사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해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시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라면서도 "다분히 정치적인 논리, 표를 의식한 것이 아니었는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여진은 여전히 인천항을 뒤흔들고 있다. 항만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로 내항 일대에서의 경제활동이 사실상 막힌 셈이라고 비판한다. 시와 해양수산부가 오는 2025년으로 예정된 2·6부두(2단계·0.73㎢)를 예정된 시기와 상관없이 물류기능이 사라진 뒤 개발하겠다며 진화했지만, 항만업계와 경제계의 원성은 여전하다. 이 위원장의 발언도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내항은 무역항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향후 남북교역이 활성화되면 항만기능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며 "내항재개발협의회에서 이미 충분한 대화가 오갔음에도 일방적으로 선포식을 개최했다"고 비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