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민원 접수 위한 의원모임 구성
실태 점검 동시에 피해 예방책 수립도

'미투' 운동의 여파로 전·현직 운동선수에게 가해졌던 성폭행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인천에서도 스포츠계 인권 상황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체육계 안팎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인천시의회는 체육계 폭행·성폭행 등 인권침해 실태를 파악하고자 김성준(민·미추홀1)·박정숙(한·비례)·박인동(민·남동3)·서정호(민·연수2)·손민호(민·계양1)·이용선(민·부평3)·유세움(민·비례)·조선희(정·비례)·조성혜(민·비례) 의원 등 9명이 모여 '체육계 성폭력 및 인권침해 사례 민원접수를 위한 의원모임'을 구성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교육청·시 체육회에 선수·지도자·학생에 대한 폭력·성추행·성폭행 등 인권 침해에 대한 전격 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동시에, 시의회 차원에서도 민원 접수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와 전 유도 선수 신유용씨의 성폭행 고발로 체육계 미투가 촉발되자, 인천도 지자체 차원에서 꼼꼼한 실태 점검을 통해 문제 행위가 드러날 경우 엄벌하고 피해 예방책도 수립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의원모임에 속한 이용선 의원은 이날 열린 제252회 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체육계 전수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현재 대한체육회 여러 종목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보면서, 인천시에서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인천지역에서 성폭행이나 인권 침해 사례가 보고된 바는 없지만 감춰진 진실이 있을 수 있기에 지자체 차원에서 사태 파악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의원모임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집행부·체육회·교육청은 선수들과 지도자, 학생들 대상으로 폭력과 성추행·폭행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문제가 발견된다면 사법당국과 협조해 성폭력을 행한 지도자는 영구 제명하고, 폭력행위를 벌인 지도자·선수는 엄벌에 처할 것을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재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 방지책을 마련하고자 시·교육청의 관계 부서와 논의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체육회는 28일 11시 체육회 대강당에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선수와 지도자를 대상으로 (성)폭력예방 특별교육 및 (성)폭력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시청 및 시체육회 운동경기부 소속 선수와 지도자, 체육회 파견 지도자 등 143명 전원이 대상이다.

이번 교육에서 이종헌 사무처장 직무대행은 '스포츠 (성)폭력의 예방과 대처'라는 주제로 강의한다. 강의는 ▲스포츠(성)폭력에 대한 정의 ▲경기장·훈련장·합숙 및 일상생활로 구분되는 상황별 (성)폭력 예방법 ▲스포츠 (성)폭력 대처방법 ▲(성)폭력 발생시 대처방법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및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소개 등으로 채워진다.

특히, 교육 후에는 (성)폭력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선수 보호를 위한 (성)폭력 근절을 위한 결의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이종헌 사무처장 권한대행은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스포츠 성폭력 공개 현상을 보면서 숨어 혼자 괴로워하는 분들께는 용기를 주고, 더 이상 우리사회에서 어떤 형태의 폭력도 발붙이지 못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특별교육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종만·김예린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