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금한령 풀릴 조짐에 중국인 타깃 마케팅
지역 특수경험 원하는 개별관광객 상품 필요

"전세계 관광시장의 큰 손, 중국을 잡아라!"

홍콩 종합금융사 CLSA(Credit Lyonnais Securities Asia)는 지난 2017년 '2017 세계 관광시장' 보고서를 통해 해외를 관광하는 중국인관광객(유커·遊客) 수가 2020년까지 2억명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미 2014년 해외를 여행하는 유커 수는 연간 1억명을 넘었으며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로 2017년 기준 1억3000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유커는 전세계 관광 시장의 큰 손이다. 특히 인접한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관광공사 입국관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체 외국인관광객 1399만명(추정) 가운데 423만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금한령 이전 정점을 찍었던 2016년보다 806만명이 줄었지만 여전히 1위다.

때문에 금한령이 풀릴 조짐이 보이는 2019년, 한국에 돌아올 유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항과 항만을 둔 인천지역도 후광 효과를 바라는 모습이다. 인천지역 주요 관광지를 찾는 외국인관광객 가운데 다수가 유커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인천시는 SK텔레콤과 비씨카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 내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외국인관광객 현황을 분석했다. 2016년 7월부터 일년간 송도국제도시와 개항장거리를 찾은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이들은 단연 유커였다. 각 관광지별로 35.1%(18만5872명), 80.9%(22만3145명)씩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즈관광도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6년 인천을 들른 크루즈선은 모두 62항차(16만5088명)이었으나 금한령 발동 이후인 2017년에는 17항차(2만9906명), 2018년 10항차(2만2000명)로 계속 줄어든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인천시는 선제적으로 중국인 타깃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금한령이 완화된 중국 내 6개 지역을 위주로 관광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이에 12월에는 중국 산둥성 실버교류단과 호북성 실버교류단 등 크루즈선을 탄 단체관광객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관광시장에 부는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천관광의 정점을 찍었던 2016년 당시 요우커 가운데 37.4%가 단체여행 상품을 이용했지만, 다음 해에는 단체관광객이 6.9%로 줄었다. 대신 91.7%는 개별관광객 형태로 들어왔다. 이는 중국관광에 새로운 흐름, 개별관광객(싼커·散客)의 행태다. 싼커는 1980~2000년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관광객이다. 지난해 8월 글로벌 숙박정보사이트 '호텔스닷컴'이 해외관광을 한 경험이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조사한 결과, 이들은 소득 가운데 36%를 여행 비용으로 썼으며, 해외여행 중 하루 평균 346달러씩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공유숙박 등 최신 트렌드의 숙박시설, 지역음식, 국제영화제 등 그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수한 경험 등을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즉 저가관광 형태가 주를 이루는 지금의 인천관광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싼커를 잡기 위한 새로운 관광상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전히 인천 관광산업은 질 자체를 높이기에는 부족하다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외국인관광객이 인천에 들어오는 수치 자체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공사는 외국인관광객들을 위한 전용 관광 홈페이지를 새로 구축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고, 해외 홍보 행사를 통해 단체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지역 관광산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해외마케팅 관광협의체(가칭)'를 구성하고 민관 차원의 일원화된 마케팅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내 금한령이 부분적으로 해제된 곳을 위주로 중국인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인천관광 자체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려 애쓰는 상황"이라며 "사실 해외에서는 인천이 관광도시라는 인식 자체도 부족하다. 때문에 인지도를 제고하고 쉽게 올 수 있게 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