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미래 청사진,  인천 목소리 담아 그리자 

▲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이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업계·전문가 함께 발전계획 만들어야 

항로증심·투자·물동량 창출 현안 포함을 

시, 정부에 권한얻어 인천항 운영 참여를


2019년 기해년을 맞는 이귀복(72) 인천항발전협의회 회장은 요즘 얼굴에 상처를 달고 산다.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 발표, 중고차 수출 물량 이탈 논란과 같은 중요 현안이 연달아 터지면서 피곤이 겹친 탓이다. 병원에서는 '면역력이 떨어졌다'며 휴식을 권했지만, 인천항을 둘러 싼 상황 탓에 마음 편히 있기 어려웠다.

"2018년도 어려웠지만 2019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함께 모여서 대화하고, 이해하고, 행동하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죠. 인천항 발전시키자는 데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올해 저희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대화하겠습니다."

이 회장의 올해 소망은 10~20년 뒤 인천항의 미래를 그리는 '종합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6년 12월 '인천항종합발전계획 2030'을 수립했지만, 인천지역 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인천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었다.

"해수부와 인천항만공사만으로는 안 돼요. 인천시, 업계, 전문가가 함께 항로 증심 문제나 골든하버 투자유치 등 현안을 담은 종합계획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동량 창출 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고요."

인천항은 요즘 부침을 겪고 있다. 물류 기능이 살아있는 인천내항을 전면 개발하는 '내항재개발 마스터플랜'이 등장하면서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 회장은 '그림을 잘못 그렸다'고 단언한다.

"내항의 가치를 잘 모르고 만든 계획이예요. 배가 폭풍을 피하기 최적의 장소고, 공해 없이 곡물을 들여올 수 있는 사일로가 있지요. 갑문 덕에 수심 차이가 없어 자동차선이 이용하기에 최적의 항만이고요. 앞으로 북한과의 교역이 활성화되면 모두 내항을 통할 텐데, 이런 가치를 무시하고 개발하는 건 잘못된 일이죠. 인천시만 봐도 내항재개발과 중고차 수출단지 업무가 각 과별로 흩어져있는데, 항만과로 일원화해야 합니다."
반성도 있다. 항만업계는 그동안 인천항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시민들은 인천이 항구도시라는 점을 잊고 있다. 인천항 현안도 중요성에 비해 공감을 덜 얻는 편이다.

"우리가 잘못했지요. 저는 항만에 있다 보니 항만만 봤어요. 시민사회와 지역사회를 못 봤죠. 여러 현안이 생겨서 시민사회에 계신 분들과 대화하고 있는데, 흔쾌히 동참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인천항 실정을 잘 알려서 지역 모두가 동반자로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이 회장은 항만 업·단체와 공공기관에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업·단체에는 장기적인 인천항 발전에 힘을 모아줄 것을, 공공기관에는 정부가 지방에 항만 관련 업무 일부를 이양하고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줄 것을 부탁했다.

"내 이익을 조금 침범하더라도 인천항 전체의 이익이라면 동참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인천항이 발전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시에 권한을 내려줘야 해요. 시도 과감하게 항만업무를 받아서 인천항 운영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 인천항 현안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사진=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