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학술교류 성과·전망' 학술회의
▲ 17일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와 경기문화재단이 공동 개최한 '남북 학술교류 성과와 전망' 학술회의.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북한에 있는 고구려와 발해 유적 중 유래를 찾을 수 없거나 접근조차 불가능했던 것들이 인천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인천과 경기도, 중국의 역사학자들의 열정이 만들어 낸 성과이다.

지난 17일 인천문화재단 인천역사문화센터와 경기문화재단이 공동 개최한 '남북 학술교류 성과와 전망'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정경일 중국 연변대 부교수는 '연변대 역사학부의 북한경내 유적 조사 현황'을 발표했다.

정 부교수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고구려 고분 벽화 양식과 북측 곳곳의 발해 고분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여기에 광개토대왕릉비의 반 세기 전 탁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정 부교수의 발표로 확인했다.

정 교수는 "소용돌이를 음각하고 그 선 위에 다시 먹선을 그린 형태의 벽화는 황해도 천덕리 벽화무덤이 최초"라며 "이 벽화들은 연변대 역사학자들이 지난 10년간 북측 현지 조사를 통해 처음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변대 연구팀은 지금까지 고구려 고분 130기를 발굴 조사했고, 발해 유적은 회령 등 북측 5개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구려 고분 발굴을 통해 북측 내부 소식도 전했다.

정 교수는 "평양 인근 낙랑구역이 한창 도시개발 중"이라며 "평양의 도시 확장으로 이 지역 고구려무덤에 대한 발굴이 진행되고 있고 현재 평양의 개발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비교대상이 없어 발굴보고서가 자꾸 늦어지고 있다"며 "이 소용돌이 양식이 무엇을 표현하고 후대에 어떤 내용을 전달하려 했는지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개성성균관을 비롯해 선죽교, 표충비, 숭양서원, 개성남대문, 만월대, 첨성대, 개성성, 공민왕릉 등 남측에 간헐적으로 알려진 개성역사지구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종합적인 촬영을 실시했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1963년쯤 중국과 북한에서 한 광개토대왕비 탁본 5질 중 중국에서 비공개하고 있는 것을 북한에서 확인했다"며 "현 탁본에서 확인할 수 없는 글자를 중심으로 탁본을 비교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기관이 지난해 구성한 '임진·예성포럼'은 오는 8월 고려와 조선 왕릉 비교 연구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락기 역사문화센터장은 "개성에 있는 고려왕릉·조선왕릉을 비롯해 인천·경기에 있는 고려왕릉·조선왕릉을 서로 비교하는 주제로 포럼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