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고려한 프로그램 절실
전용 요양시설·병원도

고령 발달장애인의 삶을 곁에서 지켜본 장애인 단체 관계자와 시설 종사자 등은 지역 차원의 돌봄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비장애인만큼 발달장애인의 고령화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령 발달장애인의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다.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욕구파악에 나서 지역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발달장애인복지관 설립해야

인천지역 내 장애인복지관은 10여곳으로 각 군·구마다 위치해있다. 여러 유형의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설립됐지만 지적·자폐장애인의 이용 비율이 높다. 학령기를 벗어나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지관의 프로그램은 장애인 전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가 프로그램 등의 이용대상은 '성인장애인'으로 광범위하다. 일반적인 노래교실과 스포츠프로그램 외에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은 없다.

30대에 접어들면서 가족의 돌봄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에게 복지관의 역할은 중요하다. 무료한 낮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시립 발달장애인복지관 운영을 통해 고령에 접어든 발달장애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문화여가와 직업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인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관계자는 "기존 복지관 프로그램의 운영 체계는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하지 않다"며 "고령 발달장애인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어렵고 삶에서 여가의 비중이 커져 전용 복지관이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기 노화 치료 가능한 요양시설·병원 필요

고령 발달장애인들은 조기 노화로 이른 나이에 성인병과 당뇨, 파킨슨병 등의 노인성 질환을 앓게 되지만 정작 요양시설에는 입소할 수 없는 처지다. 장애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시설 종사자들의 돌봄이 쉽지 않아서다. 병원이 함께 있는 요양시설에는 요양보호사 외에 사회복지사가 상주해 있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고령 장애인들은 우울과 불안 등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요양시설에 입소하더라도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

지체장애를 동반한 발달장애인들은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발달장애와 뇌병변을 앓는 장애아들은 일일 입원이 가능한 지역 대학병원 병동을 이용하지만 고령의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시설은 찾기 힘들다.

인천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는 "자녀가 아직 20대 초반인데도 벌써부터 30대 이후의 삶이 걱정된다"며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요양시설에 우리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한 층이라도 내어준다면 부모와 가족들의 걱정이 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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