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인천코트라지원단장


지난해 우리나라는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불을 달성했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6위의 수출대국이 됐다. 그런데 수출품목을 보면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 대기업이 수출을 주도했다. 지난해 수출통계에 따르면 대기업 803개사가 전체 수출액의 66%를 차지했다. 중견기업은 1651개사 16%, 중소기업은 9만1468개사 18%로 나타났다.

우리 수출산업은 대기업이 문제가 생기면 어려워지는 구조를 보였다. 우리나라가 무역대국의 입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가 절실하다.
2014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는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내수기업 및 수출 중단 기업 중에서 수출 가능성이 높은 초보기업 5만개를 발굴해 KOTRA, 무역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이 매년 나누어 지원한다. KOTRA는 이 사업을 위해 종합상사 등에서 퇴직한 해외영업 경력을 가진 수출전문위원 200명을 채용해서 12개의 KOTRA 지방지원단에 배치한다. 위원 1명이 평균적으로 30개사를 1년간 무료로 지원하는 '신규수출기업화' 사업을 전개한다.

중소기업들은 해외영업직원이 없거나 직원 1명이 국내외 영업을 같이 담당하다보니 수출 노하우가 잘 쌓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출전문위원의 컨설팅이 도움이 된다. 초보기업은 사업을 신청하면 '글로벌역량진단'을 받는데 이에 따라 추천된 사업을 KOTRA가 직접 지원하거나 유관기관들의 협조를 받도록 안내한다. 글로벌역량진단은 초보기업의 수출의지와 노력, 해외마케팅 역량, 경쟁력 등을 진단하는데 코트라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수출전문위원은 초보기업이 수출대상지를 선정하는 것에서 수출실무까지 컨설팅을 제공한다. 기업의 영문 홈페이지나 카탈로그 제작을 돕고 바이어 해외시장, 수출입 현황, 인증획득 등의 정보를 지원한다. 또한 기업이 바이어를 직접 만나기 위해 수출상담회, 해외전시회, 무역사절단 등에도 초청된다. 수출실무에서는 가격 오퍼, 계약서, 선적서류 등을 검토해주거나 작성을 돕는다. 작년 한해에 KOTRA 사업에 5400개사가 참가하여 1500개 기업이 수출 성과를 거두었다.

인천 KOTRA에도 12명의 수출전문위원이 지난해 393개의 인천 초보기업을 지원해 100개사가 처음으로 수출을 하게 됐다. 금액은 작은 것이 많지만 의미있는 시작이다. 이들은 송도컨벤시아에서 화장품, 기계, 바이오 등의 해외바이어와 상담도 했다. 또 수시로 해외바이어와 상담할 수 있도록 인천중소벤처기업청에는 화상상담실도 마련됐다.

인천 수출전문위원들이 컨설팅에 성공한 사례도 많다. 금형 생산업체는 외환이 부족한 파키스탄으로 수출하려는 기업을 위해 KOTRA 카라치 무역관과 협의하면서 대금회수에 문제가 없는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었다. 전기·전자 바이어의 요구사항을 제품 기획단계에서 반영토록 컨설팅했다.
바이코리아(www.buykorea.org)와 ITC(www.trademap.org/kotra)로 바이어를 찾아서 수출 성약을 만들었다. 바이어의 특허권 사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OEM 수출을 망설였던 업체에게 계약서에 안전장치 조항을 넣어 안심하고 수출하도록 했다. SNS를 새로 구축한 후 긍정적인 후기를 바이어에게 전달하여 바이어의 신뢰를 얻게 됐다. 천연화장품 업체는 아마존 전자상거래에 입점했다. 주방기구업체는 전문위원의 또다른 기업과 연결되어 인도네시아 수출에 성공했다.

인천의 중소·대기업수는 2017년 기준으로 2만4000개에 이른다. 이 중 수출기업은 6800개사로 28%를 차지한다. 인천 대기업이 111개사임을 고려하면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이 수출을 하지 않고 있다. 내수만 하거나 수출을 늘리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은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사업에 참여해 수출 첫걸음을 내딛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