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희상 前 시체육회 부장, 부적절 행위 수사 끝 검찰 무혐의 처분
당초 대의원 투표로 내정된 바 있어 '명예회복' 위한 임명 요구 전망

"무혐의 결정은 사필귀정이다.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내 주장이 결국 옳았다."

지난해 9월 인천시체육회 대의원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하며 사무처장으로 내정됐지만 누군가의 갑작스런 투서로 과거 재직 시절 저지른 행위의 불법성 여부를 놓고 경찰의 수사를 받은 뒤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던 곽희상 전 인천시체육회 부장이 검찰로부터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인천지검은 지난해 11월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곽 전 부장의 각종 혐의에 대해 참고인 여러명을 불러 진술을 듣는 등 다각적으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15일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곽 전 부장은 지난해 경찰 수사 당시부터 "날 끌어내리려는 정치적 음해다. 앞선 수사에서 '혐의없음' 결론이 내려졌음에도 날 엮으려고 경찰이 계속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한달 넘도록 수사를 진행한 끝에 15일 최종적으로 곽 전 부장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이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역시 정치적 수사를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인천시체육회의 지각 변동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수사를 받으면서 심신이 피폐해진 곽 전 부장은 '명예회복'만을 벼르면서 힘들게 이 시간을 버텨왔고, 검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수개월만에 억울함을 벗은만큼 애초 인천시체육회 대의원들의 결정에 따라 자신을 사무처장에 임명하라고 인천시에 요구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곽 전 부장을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으로 내정했다 경찰 수사 때문에 임명 절차를 중단한 뒤 고심 끝에 지난해 11월 이종헌 당시 인천시체육회 전문체육부장을 사무처장 권한대행으로 앉힌 인천시 역시 이 같은 곽 전 부장의 요구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

인천시가 곽 전 부장의 요구를 수용하면, 인천시체육회는 이사회를 열어 사무처장 임명의 건에 대해 토론하고 의결하는 절차를 거쳐야한다.

곽 전 부장은 "결국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게 드러났다. 이 순간만을 기다리면서 정말 힘든 시간을 견뎠다"고 운을 뗀 뒤 "앞서 대의원들의 선택을 받은 사무처장 내정자로서, 검찰 수사 결과 결국 잘못이 없음이 드러났으므로 이제 그 자리에 가서 열심히 봉사하는 것이 나의 도리이자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곽 전 부장은 지난해 9월28일 시체육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사무처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의원 투표(재적 대의원 63명 중 55명 참석)에서 27표를 받아 1등을 했고, 사무처장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이보다 조금 앞선 시점에 그가 재직 당시 직원들에게 이른바 '머리 박아'를 시키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투서가 경찰에 갑자기 접수되면서 내사와 수사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애초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수사를 일단락했지만, 이후 재수사를 통해 기소의견으로 곽 전 부장을 검찰에 송치해 곽 전 부장의 반발을 샀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