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보여준 '나' … 초딩·할매도 스타가 된다
▲ 이건희 영화전문 유튜버

 

▲ 윤재필(왼쪽)·김현진 골프 유튜버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 '1인 방송'.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유통까지 혼자서 모든 과정을 다 할 수 있는 1인 방송은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됐다.
1인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플랫폼은 다양해지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1인 방송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나'라는 개인은 다양하게 소비되고 있다. 초등학생·중학생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튜버가 있을 정도로 1인 방송은 우리 사회의 추세로 떠올랐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1인 방송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문화생활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창구로 거듭났다.

1인 방송에 도전해 보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려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교육을 듣고, 직접 1인 방송을 개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건희 '거니극장' 영화전문 유튜버
전문적인 게 다는 아니죠 … 내 스타일로 말하는 리뷰

새로운 영화 비평 매체 '영화 전문 유튜버'. 이들은 영화 전문기자, 평론가와 같이 전문적으로 영화 전반에 대한 비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톡톡 튀는 스타일로 영화의 내용을 해석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인천에서 활동 중인 영화 전문 유튜버 이건희(27) 씨는 '거니극장'이라는 채널을 운영 중이다. 그는 중앙대 영화연출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8월부터 유투버를 준비한 '신입 유튜버'다. 이건희씨의 꿈은 영화감독이다. 마음 한편에 있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기반을 쌓아가고 있는 그는 11월 초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영화와 관련된 유튜브 채널을 항상 보곤 했어요.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후 저 사람들처럼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하면 어떨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이건희씨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영화 관계자들이 쓰는 용어들과 개념을 영화에 녹여 해설해 준다. 그가 유튜버가 되기까지는 많은 노력들이 숨어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작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해 다양한 영화 유튜버들의 채널을 보며 준비했어요. 하지만 혼자 준비를 하다 보니 생각지 못한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때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하는 강의들이 도움이 됐어요. 특히 저에게는 내레이션 강좌가 유용했어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시민들의 콘텐츠 능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미디어 교육을 무료로 실행하고 있다. 1인 방송부터 팟캐스트, 영상제작과 관련된 교육 강좌가 개설돼 있다. 교육 프로그램 이외에도 내레이션과 팟캐스트 등의 녹음 실습을 위한 소리제작실과 영상 편집을 위한 편집실이 준비돼 있다.

"저도 몰랐는데, 강좌를 듣다 보니 발음과 발성 등에 교정해야 될 게 많더라고요. 또 영상에 맞는 내레이션과 듣는 입장의 사람이 어떻게 하면 편할지 등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을 세세하게 가르쳐 줘서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는 '거니극장' 채널을 꾸준히 유지하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워나가고 싶다고 한다.
이건희씨의 채널은 영화를 보고 난 후 친구와 이야기하듯 편안함을 준다. 너무 어렵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의 리뷰를 들으며, 영화 지식을 쌓아보자.



▲김현진·윤재필 '골라밸' 골프 유튜버
웬만한 과외보다 낫다 … '유선생'이 된 프로골퍼

음식부터 독서, 영화, 음악에 이어 스포츠까지 다양한 분야의 1인 방송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람들 삶에 깊숙이 들어온 유튜브는 취미 생활을 공유하거나 배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웬만한 과외 선생님보다 낫다는 뜻에서 '유선생(유튜브+선생님)'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골프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진(33)씨와 윤재필(34)씨는 결혼한 지 1년밖에 안된 신혼부부다. 그들은 공통 관심사인 '골프'로 1인 방송을 기획하게 된다.

윤재필씨는 약 24년 동안 골프를 한 프로골퍼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골프를 업으로 하지 못하게 됐고, 그는 1인 방송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골프를 배우고 싶은 이들과 공유를 하게 된다.
"관심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는 1인 방송을 통해 경제적인 수입보다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어서 '골프'를 택하게 됐어요."

이들이 운영하는 1인 방송 채널의 이름 '골라밸'. 골프 라이프 밸런스를 뜻하는 '골라밸'은 골프와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함께 즐겼으면 하는 운영자의 바람이 담겼다.

"저희 채널은 다른 골프채널과 같이 단순히 강습만을 지향하는 편은 아니에요. 약간의 재미를 가미해서, 어렵게만 보이는 '골프'를 조금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들이 1인 방송을 운영하면서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편집'이라고 한다.
간단한 툴 같은 경우에는 다룰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중에 문제가 된 것이었다.

"촬영 시간 보다 편집 시간이 더 오래 걸렸어요. 처음에 편집 학원이라도 다녀야 되나라는 생각에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막상 비싸기만 하고 저희에게 필요한 프로그램들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하는 편집 프로그램이 있길래 무료이기도 해서 들었는데 저희와 딱 맞아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하지만 아직도 더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족하다고 한다.
그들은 양, 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골프'라는 한정적인 분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갈 이들을 주목해보자.



▲꼭 챙겨야 할 준비물은 '나만의 매력'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찾아가는 수업' 내달 8일까지 신청

찾아오는 교육이 아닌, 찾아가는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1인 방송의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직접 교육을 하는 사례도 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자유학기제 수업을 통해 1인 방송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미디어 전문 강사들이 직접 찾아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에서 약 6년 동안 미디어 전문 강사로 활동한 조희주(38)씨는 지난해 학생들과 '1인 방송 쪽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요즘 1인 방송에 대한 관심은 대단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까지 다들 배우러 오세요. 그리고 교사직무연수에서도 1인 방송을 가지고 교육을 하기도 했어요."

조희주 강사는 1인 방송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또한 중요하지만, 콘텐츠를 소화하는 개인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1인 방송을 준비하면서 저작권 문제를 주의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오는 2월8일까지 자유학기제 미디어 교육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홈페이지(http://kcmf.or.kr/comc/incheon)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032-722-7912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