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부 매진해 미림극장 문화기획자로 첫 걸음 내디딘 최은영씨

"도전하세요, 관심과 애정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전업주부로 아들, 딸을 키우던 최은영(47)씨는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정에서 아이들만 바라보고, 키우던 그가 미림극장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문화기획자였던 것은 아니다. 그가 사회에 첫 발을 디딘 것은 교회에서 운영하는 카페였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어느 날 저에게 '엄마는 왜 일을 안해?'라며 묻더라고요. 그 말이 마음 깊이 자리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을 키우며 조금씩 사회 활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6년 전 교회 카페에서 봉사의 일환으로 시작한 게 저의 첫 사회활동이에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부모의 곁을 떠날 나이가 되어 독립을 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최은영씨는 혼자만의 사간이 많아졌고, 여유시간들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그는 여성인력개발센터를 방문해 취업과 관련된 교육을 듣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2014년 4월 미림극장의 재개관 소식과 함께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그는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처음으로 써본 자신의 이력서를 접수하게 된다.

"처음에는 안될 것 같았지만, 운 좋게도 취업이 됐어요. 그렇게 저는 사회적 기업에 취업을 하게 됐죠. 첫 시작은 미림극장 2층에 있는 작은 매점이었어요."

과거 카페를 했던 경력을 발판 삼아 미림극장의 매점에 취직을 한 최씨는 매표소 일도 같이 겸하게 된다.
"미림극장에서는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들을 다루다 보니 생경한 영화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매표소 일을 하면 손님들과 이야기를 해야 되다 보니 영화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때 공부했던 것들이 기반이 돼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최은영씨의 열정과 노력을 알아본 최현준 미림극장 운영부장은 그에게 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해보자는 제안을 한다. 이후 최은영씨는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천개의문화오아시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25일 '지구촌 사랑 영화제'를 통해 문화기획자로 시민들 앞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최현준 부장은 "최은영씨와 같은 문화기획자가 지역에 필요해요. 지역에서 자라고, 성장한 문화기획자이기 때문에 지역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고 기획을 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요"라고 말했다.

최은영씨는 "앞으로도 배울 것이 너무 많아요. 미림극장에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