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소재 경기북부노인지도자대학 박동규 학장
비석·교과서 등 기재 독립선언문 오자 정정 앞장


사자성어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옛것을 익히고 나아가 새것을 안다는 뜻이다.

오늘날 분, 초 단위로 새로운 지식이 늘어나는 현 시대에 역사교육이 중요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역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선 주인공은 다름 아닌 포천시 영북면 소재 경기북부노인지도자대학 박동규(82) 학장이다.

한학에 조예가 남달리 깊었던 박 학장은 지난 40여년 동안 교직에 몸담아 왔다. 교과서와 백과사전 등에 등재된 기미독립선언서 전문과 탑골공원 내 3·1독립선언서 비문에 다수의 한자가 오자로 돼있는 것을 발견한 후, 이를 정정하기 위해 무단히 노력해 왔다. 특히 3·1운동의 주요인물이자 민족대표였던 33인의 공동명의로 발표된 기미독립선언서는 우리나라의 독립 의지와 그 당위성을 세계만방에 알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역사적 가치로 인해 여러 책과 기념공원 등에 글 또는 비문의 형태로 일반 공개돼 있으나 일부에서 원문과 달리 다수의 한자가 오자로 기록돼 있었다.

이에 박 학장은 각종 책과 비석에 기재된 선언문을 천안 독립기념관에 소장된 기미독립선언서 원문과 한 자 한 자 대조해 직접 필사를 하는 등 이를 정정하기 위한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박 학장은 탄원서도 모자라 당시 담당자를 수차례 만나, 통화를 하면서 잘못된 한자를 정정해 줄 것을 강조했으나. 아직 당장 눈에 띄는 진척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박 학장은 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우리 국민들에게 3·1운동 독립선언문 원본 그대로를 접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이 마음으로 지난 8년 동안 선언문 정정을 위해 동분서주한 결과,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 2015년 탑골공원에 원문과 일치하는 독립선언서 원본 모사본을 세울수 있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포천시 군냐면 소재 청성공원 내 독립선언서 원문 그대로 기미독립선언비를 세우는 등 시민들의 독립정신을 선양하고 애국선열을 추모할 수 있도록 했다.

박 학장의 이와 같은 역사 바로 세우기 노력은 학교 교육 분야에서도 계속됐다.

국내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3·1운동 독립선언문이 여러 곳 잘못 표기된 것을 밝힌 박 학장은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어 나 갈 학생들에게 틀린 글자가 있는 독립선언문은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당시 교육부 장관이었던 이주호 장관을 만나 이 사실을 전했다. 그의 노력으로 지난 2013년에는 국어 교과서 수정 개정판이 간행됐다.

박동규 학장은 "비록 글자 몇 자의 정정이라 할지라도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며 "역사에 무관심한 반응과 뜻대로 풀리지 않는 과정에서 힘이 빠지는 일도 있었지만 이 모든 일은 우리가 해야 할 하나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포천=김성운 기자 sw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