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정의 위해 몸바친 6인 만화로 소개
▲ 정형기 글·그림, 홍성사, 1권 224쪽·2권 236쪽, 각 1만7000원


<세상에서 걸어나온 사람들>(전 2권)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일보에 연재된 '하나님의 사람들'을 재편집하고 새로운 인물을 추가해 소개하는 교양만화다. 이 시대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여섯 인물들의 삶을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1권에서 소개하는 인물은 국내 인물 세 명이다. 온몸을 녹여 민들레꽃을 피운 강아지 똥처럼 글과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녹인 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과 신사참배와 동방요배(東方遙拜)를 거부한 신앙인이자 평생 흙에서 살며 생명을 살린 가나안농군학교와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말로 유명하며 1966년 막사이사이상(사회공익 부문)을 수상한 농민 김용기(1909~1988), 마부인 머슴을 목사로 섬기며 겸손의 모범을 보인 장로 조덕삼(1867~1919)이다.

2권에서 소개하는 인물은 국외 인물 세 명이다. 소외된 이들을 보호하려 정치를 시작하고 국민의 정부를 세운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61~1865)과 앎과 삶의 통합을 위해 애쓰며 이웃 사랑의 가치를 실현한 네덜란드 정치가 아브라함 카이퍼(1837~1920), 노예무역 폐지에 힘쓰며 죽음의 문턱에서도 기도의 끈을 놓지 않은 영국의 개혁가 윌리엄 윌버포스(1759~1833)이다.

링컨의 이야기는 도전정신이나 리더십 등의 키워드가 아닌 그의 기도와 인내, 사랑, 청지기적 자세에 초점을 맞췄다. 카이퍼는 1901년 네덜란드 수상에 오른 뒤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법과 안전망 확충에 힘썼으며, 여성과 청소년, 고아와 과부가 보험제도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노력했다.

윌버포스는 자신이 올린 노예무역 폐지 법안이 무려 11번이나 통과되지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20년의 시간을 묵묵히 인내하며 마침내 1807년 노예무역 폐지를 이루었다.

살아간 시대와 모습은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가장 가까운 일상에서 곁에 있는 이들을 아낌없이 사랑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소유를 기꺼이 내놓고 가장 약한 생명들을 돌보며, 공적 영역에서 끊임없이 투쟁하고 인권과 정의를 위해 온몸을 바친 점 등이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