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 9시31분쯤 부평구 경원대로 상가건물 15층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진압을 마친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부평에서 15층짜리 상가 건물에 불이 나 1명이 다쳤다. 극장과 학원이 여러 층을 쓰는 건물에서 1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 비상벨은 울리지 않았다.

부평소방서는 18일 오전 9시31분쯤 부평구 부평동 15층 건물 꼭대기 층에서 불이 나 23분 만에 진화됐다고 밝혔다. 이 불로 15층에서 작업 중이던 A(42)씨가 연기를 흡입하고 이마와 손에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불은 다른 층으로 번지지 않았다. 헬스장으로 쓰였다가 공실로 남아 있는 15층은 최근 들어 시설물 철거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불이 난 건물은 지상 15층, 지하 5층 규모로 지난 2011년 준공됐다. 특히 6~10층은 극장, 다른 4개 층은 학원이 입주해 있어서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화재 당시 건물 밖으로 대피한 시민들은 비상벨이 울리지 않아 불이 난 줄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14층 학원 수강생 민모(19)씨는 "맞은 편 건물 유리창에 화염이 반사된 것을 보고 불이 났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4층에서 다른 학원을 다니는 박모(22)씨도 "비상벨 소리는 못 들었다. 선생님이 대피하라고 알려서 서둘러 계단으로 내려왔다"고 했다.

극장은 오전 상영이 취소돼 관객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6층에서 만난 극장 관계자는 "상영 스케줄이 있었지만 티켓을 구매한 관객이 없었다"며 "화재가 발생한 줄 모르고 있다가 남성 2명이 말해줘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날 소방당국은 대피 인원이 56명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을 통제한 경찰과 현장에 남아 있던 시민 말을 종합하면 화재 직후 건물에서 100여명이 빠져 나왔다.

건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비상벨 작동 여부는 모른다. 장비에 대해선 소방서가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평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소방 장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파악했지만 추가 조사를 통해 작동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