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부품사 협력개발·물량이전 이익"'결정 배제' 화난 노조 1만여명 오늘 파업
18일 한국지엠과 산업은행이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에 합의하면서, 산업은행의 입장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결정까지 받을 정도로 법인 분리에 부정적이었다.


▲"생산법인·부품업체 모두 유리" … 여전히 이유 설명 안 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지엠 법인 분리에 대해 질의응답을 가지며 입장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 회장은 연구법인 분리의 실익에 대해 "연구법인은 글로벌GM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 중점연구개발 거점으로 지정된다. 이렇게 되면 GM은 SUV·CUV 관련 연구개발을 한국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연구법인과 국내 부품업체가 협동으로 차를 개발하게 된다. 국내에서 개발한 차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면 생산법인과 부품업체 모두 유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발언은 GM이 연구법인에 무게를 둘수록, 국내 생산법인·부품업체에도 유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또 "10년 후에도 생산법인과 연구법인 모두 지속가능성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라며 "GM의 해외공장에서 연구개발물량을 가져오는 건데 분쟁이 생길 수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법인분리 절차 등이 마무리되면 법원에 낸 소송도 모두 취하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법인 분리에 동의하면서 법적 걸림돌은 모두 사라졌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법인 분리의 실익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말한 중점연구개발 거점 지정, 부품업체와의 협력, 제3국으로부터 물량 이전 등은 굳이 법인을 분리하지 않아도 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군산공장 사례처럼 GM이 차후 생산법인을 철수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부분 파업 예고한 노조

노동조합은 파업을 예고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이 같이 확정했다. 노조는 19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조합원 1만1000여명이 참여하는 4시간짜리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또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고 현 상황을 공유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도대체 산업은행이 말하는 긍정적인 전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한국지엠이 만든 사업계획서를 산업은행이 읽은 것에 불과하다"며 "산업은행은 법인분리를 막을 계획이 없었던 셈이다. 노조는 이번 결정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라고 비판했다.

/박진영·이창욱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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